[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KBS가 2020 한가위 대기획으로 마련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가 중국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어 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명희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KBS 2TV에서 방영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중국의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빌리빌리'에 1일 공개됐다. 조 의원에 따르면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해당 방송 영상이 통째로 재생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포스터 [사진=KBS] 2020.10.05 89hklee@newspim.com |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프로그램이 아닌 '공연'이라는 콘셉트 하에 기획돼 KBS 측은 재방송과 온라인 방송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콘서트 제작·기획에 6개월이란 시간이 투여됐으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해 나훈아도 노개런티로 출연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이번 불법유통 사태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KBS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측은 콘서트의 중국 사이트 유출 사실을 확인한 상황이다. KBS 관계자는 5일 뉴스핌에 "지식재산권에 대한 중국 내 유통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현재 KBS 지식재산권부는 중국에서 유통 중인 매체사에 직접 접촉해 권리침해 사실과 단속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저작권위원회 북경사무소와 협력해 추가적인 권리침해에 대한 단속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 1일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해외 불법 유통 사실을 확인하고 KBS와 대응 방안을 협의중이다. 보통 민간 권리자가 저작권 보호 피해와 관련해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데 이번에는 사안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문체부가 직접 나선 것이다.
문체부 저작권국 문화통상협력과의 확인 결과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해외 전송 부분에 대한 저작권은 나훈아가 갖고 있다. 나훈아가 이번 유출건에 대한 대응 권리를 KBS나 정부 측에 위임하면 문체부가 오는 9일 한국저작권위원회 소속 북경 저작권사무소를 통해 경고장을 보낼 예정이다. 8일까지 중국도 추석 연휴 기간이기 때문이다.
최영진 문화통상협력과장은 "저작권은 권리자가 행사할 수 있어 정부가 나설 수 없다. 다만 KBS가 나훈아를 통해 해외 전송 부분의 저작권 권리 위임을 받으면 정부가 중국 북경사무소를 통해 중국 정부에 경고장을 보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이를 '빌리빌리'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스핌] 이한결 기자 =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2019.12.12 alwaysame@newspim.com |
이어 "사무소를 통해 '빌리빌리'에 게재된 해당 영상에 대한 상영을 중지 요청하는 것"이라며 "사실 민간권리이기 때문에 민간이 대응하지만 어려운 경우 사무소를 통해 요청을 드린다. 사실 어느 나라든 법은 자국 중심 판단이라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첨언했다.
이와 같은 우리 콘텐츠의 해외 유출 사고를 막기 위해 문체부는 기존 '해외지식재산보호협의체'를 외교부, 법무부, 산업부, 경찰청, 특허청 등 6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15개 민간 권리자 단체가 참여한 '해외지식재산보호협의체'로 확대하고 문화콘텐츠 분야 저작권과 산업재산권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한류콘텐츠 온라인 불법 유출 대응에 대한 안건도 상정한 바 있다.
이번 중국 불법 유출만으로는 외국 경찰과 공조수사나 인터폴 가동은 되지 않는다. 저작권법은 침해 국가의 저작권법에 따르며 저작권 침해로 인한 피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간 합의를 이루는 것이다. 최영진 과장은 "보통은 소송을 하지 않는 이상 합의 선에서 보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저작권 침해가 하나도 없는 국가는 없다"며 "완전히 막을 수 없지만 합의 규범을 만들고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 수준을 끌어 올려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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