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코로나19의 충격에도 중국 증시는 올해 세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통 제조업 상장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과학기술 등 신산업 업종 기업의 IPO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주식거래제 도입, 커촹반(科創板) 출범 등 중국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개혁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상하이와 선전 두 시장에 신규 상장한 종목은 239개, 총 융자규모는 3550억 위안(약 60조 78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상장사 수는 131%, 융자 규모는 153%가 증가했다.
시장 별로 보면, 상하이거래소에서 발행된 신주 종목은 179개(예정 포함), 자금 조달 규모는 270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선전거래소의 신주 발행 종목은 114개, 융자 규모는 803억 위안이다. 10월 중하순 앤트그룹의 초대형 IPO가 실현되면 중국 A주의 2020년 IPO 규모 1위 '타이틀' 확보는 사실상 확정된다.
홍콩거래소 신규 상장 종목도 기간별 최고 기록인 99개에 달했다. 신주 발행 조달 자금 규모는 2138억 홍콩달러에 달했다.
신규 상장사의 업종별 특징도 두드러졌다. 올해 1~3분기 중국 A주에는 과학기술 기업, 미디어 및 전신업종 기업의 상장 규모가 1245억 위안에 달했다. 제조업의 981억 위안을 크게 앞섰다. 2019년 1~3분기 A주 시장의 신산업 기업 상장 규모는 443억 위안으로 올해의 1/3 수준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산업 충격에도 중국 증시가 올해 첨단 신산업 기업의 상장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A주 시장 개혁 효과다.
중국 금융당국은 2019년 7월 22일 신생 혁신기업과 유니콘 기업 전용 시장인 커촹반을 설립했다. 공식 명칭은 Sci-Tech innovation board로 스타(STAR) 마켓이라고도 부른다. 핵심 기술 분야 기업을 위한 시장이여서 '중국판 나스닥'이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커촹반은 상하이거래소 메인보드와 달리 상장 요건이 대폭 완화됐다. 10% 내외로 제한한 상·하한가 변동폭을 20%로 확대했고, 영업 이익을 실현하지 못해도 잠재 성장성이 인정된 경우 상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중국 주식시장의 오랜 '과제'인 주식등록제(IPO 등록제)도 도입했다. 메인보드에서는 허용되지 않던 차등의결권 행사도 가능케 했다.
올해 초부터 9월 말 기준 상하이거래소의 신주 발행 규모 역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주식정보 제공업체 WIND에 따르면, 이 기간 A주에서 진행된 50억 위안(약 8570억 원) 이상 규모 신주 발행 상장사는 5개로 집계됐다. 이 중 4개 기업이 커촹반에 상장했다.
중국 파운드리 대표주자 SMIC(中芯國際), 중국 최대 네트워크 보안 기업 치안신-(奇安信),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 기업 칸시노바이오(康希諾) 그리고 바이오 종목 케세이바이오테크(開賽生物)가 올해 커촹반에 상장한 신규 종목이다.
10월 중하순 상장이 유력한 앤트그룹의 '등장'으로 중국 커촹반의 영향력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앤트그룹은 상하이 커촹반과 홍콩거래소에 상장해 30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기업공개 후 앤트그룹의 기업가치는 2000억~3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월에는 창업판 시장에도 주식등록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창업판 상장 희망 기업도 준비 기간을 1년 이상에서 4개월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중소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전용 시장으로 2009년 10월 출범했다. 코로나19로 수익 기반이 약한 스타트업과 중소 창업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자 상장의 문턱을 낮추고, 자금 조달의 기회를 확대한 조치차원에서 이뤄진 제도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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