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성년 연예인 등에 대한 권익보호 개선 방안' 발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정부는 미성년자 연예인과 연습생, 지망생에 대한 권익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이들의 휴식권·학습권 보호할 수 있는 신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이를 어길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방안을 올해 하반기부터 추진한다.
국무조정실과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는 '미성년 연예인 등에 대한 권익보호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제119회 정부업무평가위원회(공동위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남궁근 전 서울과기대 총장)에 보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방안은 대중문화예술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신한류 성장의 기반인 미성년 연예인 등에 대한 권익보호가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추진됐다. 최근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과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1위 등 한류 열풍과 함께 대중문화예술산업에 종사를 원하는 미성년 연예인과 연습생, 지망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른 시기에 활동을 시작하는 미성년 연예인 등이 방송출연을 빌미로 한 금품 요구 등 건전하지 못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주요 개선내용 [사진=문체부] 2020.09.28 89hklee@newspim.com |
이에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 부처 및 한국연예제작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를 통해 마련한 '미성년 연예인 등에 대한 권익보호 개선방안'은 ▲꿈·지망 ▲진입·계약 ▲데뷔·활동 ▲기타 단계로 세분화했다.
'미성년 연예인 등에 대한 권익보호 개선 방안' 발표에 따르면 미성년 연예인의 장시간 노동과 야간촬영 등 휴식권과 학습권 침해행위 보호가 강화된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서 선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미성년 연예인의 휴식권·학습권 보호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방송출연 미성년 연예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주요 방송사를 대상으로 한 '방송출연 표준제작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TV조선 '미스터트롯'은 만 13세인 정동원을 3월 13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결승전에 새벽 0시50분까지 무대에 올려 논란이 됐다. 이에 지난 5월 13일 제16차 방송심의소위원회 정기회의에서는 미성년자 정동원을 심야 시간 방송에 출연하게 한 TV조선에 권고 결정을 내렸다. 참고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2조에 따르면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15세 미만의 청소년 출연자는 방송 출연이 금지된다. 단 다음날이 학교 휴일인 경우 부모의 동의를 받으면 자정까지 방송활동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연령별 용역제공시간 등 법상 제재규정이 없는 미성년 연예인 보호조항에 대한 과태료 규정을 신설을 계획돼 있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2조에는 15세 미만의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은 일주일에 35시간 초과해 방송 활동을 할 수 없으며 15세 이상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은 일주일에 40시간 활동을 넘길 수 없다고 나와있다. 다만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1일 1시간 일주일에 6시간 한도로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어길 시 과태료와 관련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
이와 관련한 제재 규정은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중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 관계자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연령별 총량 규정이 있는데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조항이 없어 법개정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원이 발의를 해야 진행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문체부의 개정안이 필요한 상황이라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중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세종=뉴스핌] 이한결 기자 =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2019.12.12 alwaysame@newspim.com |
이외에도 정부는 연예기획사에 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해 데뷔 등을 빌미로 한 금품 요구 등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등록된 기획사의 기업명·등록번호 등 형식적인 정보만 공개하고 있는 대중문화예술정보시스템에 연예인 지망생이 실질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정보를 추가한다. 포털 사이트에서 '연예인' 등 관련 단어 검색만으로도 시스템에 접속 가능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매년 등록 기획사를 일제 정비하고 그간 실태 파악이 어려웠던 학원형 기획사, 연예학원 등을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2년 주기) 대상에 포함한다.
이와 함께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 준수 및 성교육 의무 이행에 대한 점검·과태료 부과 등을 내실화하고 특별사법경찰 도입 등 미등록 기획사 단속방안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오디션 관행을 정립하기 위해 연예제작협회, 연예매니지먼트협회, 매니지먼트연합 등 주요 단체에서 관리하믐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사의 오디션 정보를 공개하고 민간 차원의 '오디션 지침'을 마련한다. 아울러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방송출연표준계약서를 마련해 방송출연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그 외 대중문화예술인 표준계약서도 현실을 반영해 3년 주기로 재검토 및 보완한다.
미성년 연예인 및 연습생이 심리적·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조기 사회활동에 따른 스트레스, 데뷔 포기 고민 등에 대한 심리 상담을 확충한다. '대중문화예술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심리·진로상담 프로그램을 기존 100명에서 350명으로 확대하고 전문성과 효과성을 높인다. 성희롱·성폭행 등 불법 행위로부터 미성년 연예인 보호도 강화될 예정이다. 콘텐츠 성평등센터와 공정상생센터를 통한 성범죄 등 피해 신고 시 미성년 연예인의 신고를 우선 처리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성년 연예인 등 권익보호 개선방안'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개선방안에 대한 부처별 세부 추진 상황을 반기별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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