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국 달러화는 뉴욕 증시가 급락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경제 회복에 의구심이 제기된 가운데 유럽의 경제 지표 부진과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나흘 연속 상승했다.
23일(현지시간)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0.41% 상승한 94.38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40% 하락한 1.1662달러로 유로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10% 내린 1.272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2% 상승한 105.37엔으로 엔화가 달러 대비 하락했고, 호주 달러는 0.7071달러로 미 달러 대비 1.3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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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와 유로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유럽의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9월 유로존 기업활동 증가세가 멈추면서 새로운 경제 활동 봉쇄령이 경제 회복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영국에서도 정부 보조금 지급이 끝나면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 부문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가 탄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의 벤 랜돌 수석 외환 전략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시장은 글로벌 리스크에 대해 과거에 매우 낙관적이었던 입장을 계속해서 재평가하고 있다"며 "경제 지표가 다소 형편없었고 연준 위원들도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덜 비둘기파적이어서 포지션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랜돌 전략가는 전날 찰스 에번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금리 인상에 대해 언급한 점도 달러의 상승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지난주 연준이 중장기적 정책 목표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밝힐 것을 기대했는데, 연준 인사들의 모호한 발언도 달러 수요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만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에서 "평균물가목표제 도입 이후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라며 "매우 모호했고 달러 숏 포지션을 청산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도 작용했다. 지난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으로 미국 정가에서는 차기 대법관을 누가 지명해야 하느냐를 두고 설전이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차기 대법관 지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유로존과 영국이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체결하지 못하게 되면 경제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에 하락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제한조치를 도입한 것도 파운드화 하락에 일조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