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영역 확장...단순문의 처리 → 배송·반품·처리·예약·추천·민원신청
머신러닝 기술 발달로 多모델 개발...딥러닝·자연어 처리로 인간 '흉내'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챗봇을 통한 기계와 인간의 대화가 일상이 됐다.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발전으로 챗봇 적용 범위가 크게 확대된 영향인데, 무엇보다 챗봇은 인건비 절감효과가 커, 앞으로도 인간의 일상 곳곳에 침투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가트너(Gatner)에 따르면 올해까지 모든 고객 서비스 의사소통의 80%가 챗봇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영국 리서치업체 '테크나비오(Technavio)' 역시 세계 챗봇 시장 규모가 연평균 35% 성장해 내년 31억7000만달러(3조6895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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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봇 영역 확장...단순문의 처리 → 배송·반품·처리·예약·추천·민원신청
먼저 챗봇 적용 범위가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발전으로 크게 확장됐다. 송재민 경희대 빅데이터리서치센터 연구교수는 지난 7월 '인공지능 기반 챗봇 기술의 산업 적용 연구' 논문을 통해 "처음 챗봇은 고객센터 단순문의 처리를 자동화하는 관점에서 시작했다"며 "이는 일반적인 규칙과 검색 기반 챗봇에 불과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송 교수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 발달로 고도화된 형태의 챗봇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제는 챗봇을 통해 배송·반품·취소, 병원예약·문진처리, 구매관련 상품 추천, 공공서비스 민원신청 등 다양한 비대면 업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카카오는 챗봇 개발 플랫폼을 외부에 공유하며 현재 약1만7000개 챗봇이 생활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원격으로 음료수를 주문·결제하고 카페에서 픽업할 수 있는 '챗봇주문' △쇼핑몰의 구매·배송내역을 조회하고 상품검색 및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챗봇쇼핑'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고객상담 분야에서는 심야나 주말에도 빠르고 정확한 도움이 가능하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기준 상담챗봇 고객문의 처리 비중이 카카오톡 89.7%, 카카오뱅크 34.1%에 달한다고 밝힌바 있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는 '클로바 챗봇(Clova Chatbot)' 서비스 중이다. 클로바 챗봇은 다양한 산업과 각 개별 사업자 특성을 고려해 챗봇 서비스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빌더(Builder) 시스템이다. 네이버는 현재 15만 여개 챗봇 모델을 자체 개발했고, 이 가운데 1만개 모델이 실제 서비스에 적용중이다.
◆ 머신러닝 기술 발달로 모델 다양화...딥러닝·자연어 처리로 인간 '흉내'
머신러닝 기술로 데이터 없이도 다양한 챗봇 모델이 구현 가능해졌다. 고석현 네이버 클로바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데뷰(DEVIEW) 2019'에서 "딥러닝, 인공지능 이런 얘기하지만 본질은 머신러닝"이라면서 "대량의 데이터 없이도 학습하는 머신러닝으로 1만개의 챗봇 모델을 구현해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챗봇 관계자는 "사람이 대화를 배워가는 과정과 유사하게 대화 모델을 만들고 학습시킨다"며 "다양한 문장과 문법을 공부하며, 중요한 정보를 기억한다. 또 전후 문맥을 보고 반복학습을 통해 정답 위주로 피드백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의 노하우가 축적된 자연어 처리 기술로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간다"며 "딥 러닝 기반 자가학습 알고리즘 적용해 대화 모델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송재민 연구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최근 챗봇은 컴퓨터의 처리속도와 비약적인 데이터 축적, 고도의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져 사용자 개인정보, 과거 대화 이력, 위치정보, 시간대 등을 고려한 정보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 챗봇, 기술적 한계 뚜렷...인건비 절감효과 커 확산 지속
다만 챗봇의 기술적 한계 역시 분명히 있다. 고석현 연구원은 "챗봇이 정말 긴 문장을 이해하고 답을 이해하는 건 현재 기술로는 어렵다"면서 "또 깊고 넓은 대화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어렵고, 10문장 이상의 아주 긴 문맥을 이해하는 것도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 챗봇은 계속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우리가 추구하는 건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떨어지더라도 비용이 워낙 적다는 측면에서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챗봇의 경우 가게에서 주인이 직원을 두고 손님을 대응하는 것보다 잘 할 수 있지만 서빙의 경우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보다 못하다"면서 "다만 AI는 비용이 덜 든다. 가성비를 따져 성과를 봐야한다. 비즈니스 어플리케이션에서 인공지능 완벽함만 따지는 건 의미 없다"고 반박했다.
송재민 연구교수는 "챗봇을 활용하는 기업 입장에선 인건비 절감과 빅데이터 기반의 전문적이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게 돼 활용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로 인해 금융업, 유통업, 관광업 등 여러 산업에서 챗봇을 도입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