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크서 10만여명 참가..치안 당국과 물리적 충돌 계속
이틀에 걸쳐 '시위 탄압 가담' 경찰 2000여명 정보 유출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벨라루스에서 현직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주말 시위가 6주째 열렸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 체재에 대한 반대 여론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시위 진압에 가담한 경찰관 2000여명의 개인 정보가 해커들에 의해 유출돼 파장이 일고있다.
벨라루스 시위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10만여명이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루카셴코 대통령을 향해 '떠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민스크 시내를 행진했다. 행진 규모는 수 킬로미터에 달했다.
이번 시위에도 치안 당국과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민스크 시내에 도로 봉쇄를 위해 장갑차가 배치된 가운데 몇몇 시위자가 보안군에 끌려간 모습이 포착됐으며 시위대 일부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유리병을 던지는 등 과격한 항의를 했다.
인권 단체 '스프링-96'에 따르면 이날에만 최소 196명이 시위와 관련해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벨라루스 내무부에 따르면 전날인 19일에는 전국에서 430명이 구속됐다.
이번 시위에 맞춰 익명의 해커들이 시위 진압에 가담한 경찰관 2000여명의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해커들은 해당 경관들이 수감 시위자에 대한 구타 및 고문 등을 일삼았다고 했다. 19일에 1000명의 개인정보가, 이날 저녁에는 1000여명의 정보가 추가 공개됐다.
해커들은 이날 공개한 두 번째 성명을 통해 "(이들은) 평화로운 사람들의 얼굴에 가스를 뿌리고, 공중에 발포하는 등 특유의 잔인성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정보를 유출한 책임자를 찾아내 엄벌할 것이라고 했다.
벨라루스에서는 지난 8월9일 대선 직후 루카셴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당시 대선 결과 루카셴코 대통령이 80%가 넘는 득표율을 확보해 6연임을 확정 지은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야권과 시민단체는 선거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불복하고 있다.
벨라루스 정부는 러시아의 지지를 뒷배로 삼아 시위대에 대한 강경 자세를 강화하고 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