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타이 그룹, 코로나 영향 국유 도로기업 지원
'시장보다는 계획' 국유기업 본색 투자자들 우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상장사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600519.SH) 모회사인 마오타이(茅台) 그룹이 150억 위안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발행 배경과 관련해 중국 증시가 술렁이고 있다. 자금 용처가 경영난에 빠진 국유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계열 상장사인 구이저우마오타이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
17일 중국매체들에 따르면 마오타이 그룹은 채권 발행을 통해 주력 업종과 큰 연관이 없는 구이저우 성의 구이저우 고속 유한공사의 주식을 인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을 발행하는 마오타이 그룹은 A주 상장기업 구이저우마오타이 주식 58%를 보유한 지주 회사다.
마오타이 그룹은 채권 발행의 목적에 대해 구이저우 고속도로 그룹 유한공사(貴州高速, 구이저우 고속) 주권 인수, 이자 채무상환, 유동자금 수요 충족 등 이라고 밝혔다.
마오타이 그룹이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 액면은 100위안이며 기한은 7년 미만이다. 중국 오광증권이 주간사를 맡았다.
마오타이 그룹 측은 채권 발행과 관련해 국유기업으로서 마땅히 구이저우성 경제를 공헌을 해야하며 지역경제 사회 발전을 적극 지원할 의무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구이저우마오타이의 대주주인 마오타이그룹이 이번 채권발행과 관련해 밝힌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 2020년 상반기 매출은 각각 869.7억위안, 1003.1억위안, 528.7억위안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익은 401.8억위안, 471.9억위안, 259.3억위안을 기록했다. 상장기업이 아닌 마오타이 그룹의 영업 내용이 밝혀진 것은 아번이 처음이다.
마오타이 그룹 자금이 투입되는 구이저우 고속은 고속도로 투자 건설 경영 관리 유지 보수 등을 주 영업으로 하며 특히 고속도로 운영을 중요한 수입원으로 하고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9.17 chk@newspim.com |
구이저우 고속은 올해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고속도로 운영 수입이 줄어들면서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는 2019년 까지만해도 이익을 냈지만 코로나19 발생으로 올 상반기 19억1600만위안의 손실을 기록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구이저우성 국자위(국유자산관리 위원회)는 이미 구이저우 고속의 일부 주식을 마오타이 그룹에 양도했으며 양도가는 마오타이 그룹의 이번 채권발행 규모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증시 안팎의 전문가들은 마오타이 그룹이 구이저우 고속 지분을 인수하게 된 배경에 대해 3월 부임한 가오웨이둥(高衛東) 동사장(대표이사 회장)이 전직 구이저우성 교통 운수청 당위서기였던 점, 구이저우 소속산하 기업이 마오타이 술의 대형 고객인 점 등을 꼽고 있다.
가오웨이둥 동사장은 9월 12일 "국유기업 마오타이 그룹 발전은 구이저우성과 분리해서 있을 수 없고, 우리 그룹은 정부의 탈빈 공작과 지역경제 사회발전에 적극 기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비록 상장사가 아닌 상장사 모기업이긴 하지만 마오타이 그룹이 채권 발행으로 구이저우 고속 지분을 인수 한데 대해 '액체 황금을 팔아 콘크리트를 샀다'며 정부가 맡아서 할 일을 기업이 떠맡은 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오타이 그룹의 주력 상장기업인 구이저우 마오타이의 시가총액은 현재 2조 위안을 넘어섰다. 반면 2019년 기준 구이저우 성 전체 GDP는 이를 한참 밑도는 1조 6700억 위안에 머물고 있다.
한편 상하이거래소의 구이저우마오타이 주가는 관련 소식에 영향을 받아 14일 부터 연속해서 하락세를 보이며 주당 1700위안 후반대에서 1600위안대로 주저 앉았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