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국전쟁 파병 英, 韓과 혈맹", 메이 "코로나 경험 듣고파"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테레사 메이 전 영국 총리를 만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정상급 대면외교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계지식포럼 참석 차 방한 중인 메이 전 총리와 청와대 본관에서 약 30분간 접견하며 "코로나 이후에 처음 맞이하는 아주 중요한 외빈"이라며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영국은 한국전쟁에 많은 병력을 파병해 참전한 혈맹이면서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핵심적인 파트너 국가"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테레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접견했다. 이날 만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문 대통령의 첫 정상급 대면외교이다.[사진=청와대] 20.09.16 photo@newspim.com |
그러면서 "특히 한국전 70주년 행사에 엘리자베스 여왕님과 존슨 총리님께서 매우 뜻깊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우리 한국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켜준 우방국 영국의 굳건한 우의를 다시금 확인할 수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의원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메이 전 총리는 "오늘 대면으로 대통령님을 뵙게 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특히나 제가 총리로 재임하는 시절에 여러 번 대통령을 뵀었는데 다시 한 번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메이 전 총리는 또 'K방역'의 성과를 언급하며 "무엇보다 대통령님과 한국 국민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한국이 세계에서 모범적으로 코로나를 현명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를 빌려서 한국의 경험에 대해서 듣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지난 7월 28일 열린 유엔(UN)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일 행사.[사진=로이터 뉴스핌] |
◆ 메이 "한국전쟁, 결코 잊혀질 전쟁 아냐…희생자 기억해야"
메이 전 총리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한·영 혈맹' 발언에 대해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 한국과 영국 관계는 우호협력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올해가 한국전 발발의 7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도 하고 또 한국이 한국의 자유를 위해서 희생을 했던 모든 사람들을 기리는 해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영국도 그러한 과정에 기여할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잊혀진 전쟁이라고 한국전을 표현하기는 하지만, 저는 결코 잊혀질 전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전쟁 기간 동안에 희생한 모든 사람들을 기억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전 총리는 아울러 한·영관계가 한층 더 증진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며 "특히나 통상무역 분야라든지 과학기술 협력에서 더욱 더 증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가 내년에 개최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국이 기후변화에 앞장서면서 전 세계가 기후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이 전 총리는 지난해 6월 취임 후 약 2년 10개월 만에 총리 직을 내려놨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혼선에 대한 책임감에서다.
메이 전 총리는 현직에 있을 당시 문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2017년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과 이듬해 10월 열린 아시아유럽회의(ASEM·아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해서다. 지난해 6월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만난 바 있다.
아울러 이번 접견에 앞서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전직 대통령 또는 총리를 만난 사례는 모두 네 차례다. 지난 2017년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레더 전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지난해에는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