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증가율 -10.1%, 통계작성 이래 사상 최저
반도체 영업이익률 상승...단가 반등·언택트 문화 영향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국내기업 성장성이 6분기 연속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부진과 저(低)유가가 겹치면서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외감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10.1%를 기록했다. 전분기(-1.9%)에 비해 하락폭이 큰 폭 확대된 것은 물론 2015년 통계 작성 이후로 가장 큰 낙폭이다.
매출액 증가율은 2019년 1분기 부터 6분기 연속 내림세다. 이처럼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된 건 지난 2015년 1분기~2016년 3분기(2015년 4분기 통계 작성 안함) 6분기 연속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자료=한국은행] |
김대진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기업경영 악화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이 크다고 봐야한다. 뿐만 아니라 저유가, 자동차 수요부진 영향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지난 분기 -1.9%에서 -12.7%를 크게 둔화됐다. 특히 석유화학(-5.2%→-26.8%)은 저유가 타격을 받았고 운송장비(-3.5%→-17.3%)는 자동차 수요부진 탓에 부진을 보였다. 반도체를 포함한 기계 전기전자는 1.8%에서 -1.0%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비제조업의 경우 -1.9%에서 -6.5%로 하락했다. 무역 위축과 항공 수송 감소로 도매및소매업(-2.7%→-6.9%), 운수업(-1.8%→-15.8%)이 모두 위축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전년동기대비 11.3% 하락했다. 이는 지난 분기 -1.9%와 비교해 크게 확대됐다. 구체적으로는 제조업은 -13.9%로 비제조업(-7.6%)와 비교해 하락폭이 더 컸다.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 역시 2분기중 4.9% 내리며 전분기(-1.8%) 보다 둔화됐다.
부채를 포함한 총자산증가율은 전기대비 1.1%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0.2%)에 비해 성장폭을 키웠다. 김 팀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회사채를 많이 발행하면서 총자산 증가율이 전년대비 상승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제조업(0.3%→1.1%), 비제조업(0.1%→1.1%) 모두 상승했다. 한편, 기업 규모별로 보았을 때 대기업(-0.3%→0.8%)은 플러스 전환한 반면 중소기업(2.6%→2.5%)은 하락했다.
기업 수익성도 지난해 동기 대비 둔화됐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 5.3%로 지난분기(5.5%)에 비해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5.4%에서 5.2%로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5.7%에서 5.3%로 하락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5.2%에서 5.3% 상승했다.
김 팀장은 "제조업 중 기계 전기전자는 반도체 가격이 올라가면서 매출이익이 올랐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정보통신이 코로나 영향으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이익이 올랐다. 판감비, 관리비, 광고비 등 비용이 준 것도 영업이익률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5.2%→5.1%)과 중소기업(6.8%→6.1%) 모두 하락했다.
기업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부채비율(88.2% → 87.0%)은 주요기업들의 배당급 지급 등으로 하락했으나 차입금의존도(25.3% → 25.6%)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상하위 기업간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분위수 통계에서 1분위 기업의 매출액증감률과 3분위 기업의 증감률은 1분기 30.5에서 2분기 38.3까지 벌어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도 12.8에서 14.4로 커졌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