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블로거·유명 유튜버만 선정?...일부 소비자 공정성 문제 제기
해당 업체들 "인플루언서는 따로 요청...체험단은 일반 소비자들 대상"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어차피 뻔한 결과인데 괜히 사람들한테 기대감 주지 마라", "말이 체험단이지 뽑히는 사람만 뽑힌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계가 신제품 체험단 모집을 통한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체험단 선정에 대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형 포털사이트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일부 파워 블로거나 유명 유튜버를 미리 선정해놓고 나머지 인원을 '구색 맞추기'로 모집한다는 것이 일부 소비자들의 공정성 문제 제기의 골자다.
과연 그럴까.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사실 관계를 물었다. 이들 업체는 체험단 선정의 구체적인 추첨 과정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나, 사전에 미리 체험단을 선정해놓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펄쩍 뛰었다.
![]() |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LG 윙(LG WING)' 체험단 'Swivel Holic'을 모집한다. [사진=LG전자] 2020.09.06 sjh@newspim.com |
◆ 삼성·LG전자, 효과 만점 '체험단' 마케팅 주력...선정 과정 의심도 많아
12일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가전, 휴대폰 신제품 출시에 맞춰 체험단을 모집해 열을 올리고 있다. 블로그나 유튜브, SNS로 홍보하는 이벤트는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른바 체험단 마케팅이다.
올해 들어서도 삼성전자는 그랑데AI, 제트, 비스포크 컬러 키친 체험단을 모집해 운영했다. LG전자도 디오스 식기세척기, 퓨리케어 듀얼정수기, 톤 프리, M9 씽큐 등 체험단을 모집했다. 이 회사는 현재 올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LG 윙(LG WING) 체험단(SWIVEL HOLIC)을 오는 17일까지 모집 중이다.
체험단 활동은 일정 기간 고객이 제품을 체험한 뒤 자신의 SNS, 블로그, 유튜브 등 채널에 이와 관련한 콘텐츠를 게재하는 방식이다. 체험단 지원 방식은 각 사, 각 제품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최근 진행된 삼성전자 비스포크 컬러 키친 체험단의 경우 제품 이미지를 다운 받아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블로그, SNS, 카페에 공유한 뒤 게시물과 URL, 참여 정보를 입력해 응모하는 형식이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LG 윙 체험단은 기본 정보와 함께 자신의 SNS 계정, 체험단 지원 동기 및 활동 계획 등을 적어 신청하도록 했다.
![]() |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삼성 비스포크 체험단 모집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2020.09.11 iamkym@newspim.com |
체험단 이벤트는 신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사용해 볼 수 있고,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많다. 지난해 LG V50S ThinQ 체험단의 경우 6일 만에 참여 인원이 2만명을 넘기도 했다.
◆ 소비자 "일반인은 들러리" 불만...삼성·LG "그럴 이유 없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체험단 선정 과정에 대한 소비자 불만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선정에 대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예컨대 선정 방식을 '추첨'으로 공지해놓고, 파워 블로거나 인기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을 미리 선정해 놓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단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LG 윙 체험단 모집 관련 페이스북 게시글의 댓글을 보면, "어차피 뻔한 결과인데 괜히 사람들한테 기대감 주지 마라", "체험단 모집하는 이유는 나중에 몇 만명이 몰렸다고 홍보하려는 것", "말이 체험단이지 뽑히는 사람만 뽑힌다" 등 불만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정확한 추첨 방식과 과정을 공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리 체험단을 뽑아놓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만약 파워 블로거, 유명 유튜버들의 파급력이 필요하다면 체험단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이들에게 홍보를 요청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게 이들 업체들의 공통된 답변.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LG 윙 체험단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최근 3년 내 체험단 활동을 한 사람은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며 "활동계획서를 통해 제품에 대한 최소한 성의, 이해도를 보는 것은 맞지만 선정 방식은 추첨이 맞다"고 했다.
다만 추첨 방식이라 해도 업체별, 제품별 최소한의 체험단 선정 기준은 갖고 있다는 게 업체들의 부연이다. 이는 바꿔 보면 개인 유튜브, 블로그나 SNS 파급력과 활동내역 등이 선정 과정에서 일정 부분 고려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는 돈을 들여 체험단을 운영하는데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지 않겠나"라며 "꼭 인플루언서가 아니더라도 제품에 관심이 있고 상세하게 리뷰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갖고 추첨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