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화 강세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로화가 상승했고,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파운드화가 큰 폭 하락했다. 달러화는 고용 지표 부진 등에 완만하게 올랐다.
10일(현지시간)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가 0.14% 상승한 93.3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이 0.11% 오른 1.1817달러를 나타냈고, 파운드/달러는 1.2815달러로 파운드화가 1.43% 큰 폭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0.05% 하락한 106.14엔으로 보합 수준에 거래됐고, 호주 달러는 0.7258달러로 미 달러 대비 0.33% 하락했다.
미 달러화와 유로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로화는 ECB가 최근 유로화 강세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특정 환율 수준을 언급하지 않은 영향에 강세를 나타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의 이날 논평은 최근 유로화 상승에 대해 직접적인 조처를 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은 유로화를 사들였다.
장중 유로/달러 환율은 1.1917달러까지 올랐다가 오전 4시 37분 기준 0.2% 상승한 1.1825달러로 고점을 낮췄다. 연초 대비 유로화는 6% 상승했다.
최근 유로 평가 절상에 대해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환율이 통화 정책에 중요하다는 언급을 하는 등 일부 ECB 관계자들의 우려를 낳았다. 유로화 강세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유로존 수출 경쟁력을 저하하는 요인이다.
ECB 기자회견이 시작한 직후 블룸버그 통신이 ECB 관계자를 인용해 유로화 강세에 과민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보도를 내놓은 것도 유로 상승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프린시팔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시장은 ECB가 유로화 약세를 두고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적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금리는 낮을 만큼 낮아졌고 여러 자산 매입 프로그램은 이미 상당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유로는 경제 성장세 개선, 상대적으로 통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감염률, 재정 부양책 등의 제대로된 이유에서 강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올해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 이전 예상치 -8.7%에서 -8.0%로 수정했고, 내년과 2022년 전망은 유지했다.
달러화는 부진한 경제 지표에 하락했다. 지난 5일 종료된 주간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8만4000건으로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84만6000건보다 많았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 했지만 전월 대비 증가세가 둔화했다. 8월 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근원 PPI는 전월비 0.4% 올랐다.
파운드화는 영국과 유럽연합(EU)가 새로운 무역 협정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달러 대비 7주 최저치로 하락했다. 유로에 대해서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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