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지난달 31일 고점 대비 16.1% 하락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최근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을 거듭한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순매수 규모는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4일(현지시간)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2.78%(11.32달러) 상승한 주당 418.32달러에 장을 마쳤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고점 대비 16.1% 하락했다.
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테슬라의 주가는 연초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479.1% 폭등했다. 올 초 주당 86.05달러(주식분할 반영 수정주가)에서 거래되던 테슬라의 주가는 전기차 시장 성장 기대감에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지난 7월에는 일본 토요타를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업체 시가총액 1위의 자리에 올라섰다. 2분기 실적 호조와 주식분할 발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외에도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등 기술주의 콜옵션을 40억달러(약 4조7460억원) 어치 사들인 것도 주가 상승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콜옵션은 미래에 계약 당시 체결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상품이다.
그러나 지난 1일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 50억달러(약 5조9345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테슬라의 주가는 4.67% 하락했다. 이튿날 최대 외부 주주이며 2대 주주인 영국계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포드가 증권거래위(SEC)에 테슬라 보유지분을 축소했다고 신고하자 테슬라의 주가는 또다시 5% 이상 넘게 떨어졌다. 또 4일 S&P500 지수 편입 불발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7% 급락했다.
하지만 잇딴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순매수 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테슬라의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꼈던 '서학개미들'도 주가가 하락하자 저가 매수 신호로 판단하고 주식 순매수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서학(西學) 개미는 국내를 벗어나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를 가리킨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달 24~28일 국내 투자자들은 1억4332만달러(약 1700억4918만원)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후 1주일 뒤인 지난달 31부터 이달 4일까지 투자자들은 3억5379만달러(약 4197억7184만원) 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쓸어담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는 급락했지만 순매수 규모는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다만 미국 현지에서는 테슬라의 주가 흐름을 둘러싼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데이비드 트레이너 미 주식투자 연구소 뉴컨스트럭트 최고경영자(CEO)는 CNBC의 '트레이딩 네이션'에 출연해 테슬라는 월가에서 가장 위험한 주식이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현재의 높은 가격과 가치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테슬라는 역대 가장 크게 부풀려진 주식 중 하나이며, 투자를 접어야 하는 불안정한 종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과 자동차 판매량은 10위 안에 들지 못한다"며 "현실적으로 테슬라의 진짜 주가 가치는 500달러가 아닌 50달러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서 조사한 37명의 월가 애널리스트 가운데 8명이 테슬라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낸 반면 매도 의견을 내놓은 애널리스트는 11명으로 더 많았다.
한편 투자자들의 관심은 2주 앞으로 다가온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에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 배터리데이는 오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개최된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중국 CATL과 개발 중인 '100만 마일 배터리'(Million Mile Battery)의 공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