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식품 3사(제과·푸드·음료) 초라한 성적표...가격인상 '동정표' 노렸나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식품업계가 주력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원가 인상분을 반영한 가격 정책이라는 입장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 상반기 유통업계가 대부분 손실을 내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식품업체들만 나홀로 성장을 하고 있어 비난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롯데제과·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 등 식품계열사 3사의 경우 경쟁사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 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8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통계청] |
◆식품 가격 줄인상...롯데제과・푸드・음료 식품 3사 모두 인상 러시
5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5.50(2015=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7%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3월(1.0%) 이후 5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10.6% 상승했고 이는 2017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채소류가 28.5% 오르면서 농산물이 12.1% 상승한 영향이 컸다. 특히 가공식품은 1.4% 올랐다.
이러한 오름세는 식품업계 가격 인상 행진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오뚜기는 이달 1일부터 즉석밥 3종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오뚜기 즉석밥 3종은 작은밥(130g), 오뚜기밥(210g), 큰밥(300g)이며 오뚜기밥 기준으로 710원에서 770원으로 올랐다.
앞서 롯데 식품계열사인 제과・푸드・칠성음료 등 3사도 일제히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롯데제과는 목캔디와 찰떡파이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 작은 상자에 들어 있는 목캔디는 권장소비자가격 기준으로 8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인 제품도 있다. 찰떡파이 6개입은 225g에서 210g, 10개입은 375g에서 350g으로 줄였다. 사실상 가격 인상이다. 둥근 타입의 목캔디는 137g에서 122g으로 대형 봉지 타입은 243g에서 217g으로 축소했다.
이와 함께 나뚜루 파인트와 컵 아이스크림 가격도 평균 10.5% 올렸다. 바와 컵은 3900원에서 4300원으로 인상됐고 콘은 3800원에서 4300원, 파인트는 1만500원에서 1만1600원으로 각각 올랐다.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도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롯데푸드의 경우 지난 6월 편의점에 납품하는 '뽀모도로 스파게티' 가격을 기존 38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렸고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월 음료와 생수 등 가격을 올렸다. 밀키스, 핫식스, 사각사각 꿀배는 모두 200원씩 트레비와 아이시스8.0은 100원을 올렸다.
지난 5월에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이 김치 가격을 각각 올렸다. 대상은 종가집 '시원깔끔포기김치'(3.3㎏) 가격을 4년 만에 5.7% 인상했고 CJ제일제당은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 가격을 3% 올렸다.
주요 식품사 2분기 실적 동향. 2020.09.04 hj0308@newspim.com |
◆원가 부담 커져 '인상' VS 호실적에 물가 상승 부추겨 '비난'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을 두고 원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고육책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 19사태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기에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주요 식품사들의 경우 대부분 올 1・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비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CJ제일제당은 올 2분기 매출액 5조9209억원, 영업이익 384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보다 각각 7.4%, 119.5% 성장했다. 전 사업부문에서 수익성이 고루 개선됐고 특히 식품사업 부문 매출은 2조19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1% 늘었다.
경쟁사인 대상 역시 국내 식품사업 매출로 온라인과 글로벌, B2B채널 부진을 만회했다. 대상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819억원, 영업익 610억원을 거두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6.9%, 80.8% 신장했다. 이 중 국내 식품 사업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166.4% 늘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 3사 모두 일제히 장밋빛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오뚜기는 2분기 연결 실적 기준 매출액 6409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0%, 39.7% 성장한 수치다.
◆롯데 식품 3총사 제과・푸드・음료, 2분기 실적 동반 부진 소비자價 전가 논란
롯데 식품계열사 3사(제과・푸드・음료) 또한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동반 하락세를 보이며 동정표를 얻었다. 내식 중심으로 간편식, 제과, 음료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경쟁사들의 실적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성적을 거둔 탓이다.
롯데제과는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4970억원, 25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8.9%, 6.9% 줄어들었다. 롯데푸드는 역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24.7% 하락한 140억원을 매출액은 4406억원으로 5.5% 줄었다.
또한 이들 업체는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이 높은 편으로 온라인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경쟁인 오리온, CJ제일제당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판매가 크게 늘면서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희석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매출액은 5980억원으로 11.7%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동기 보다 36.7% 줄어든 293억원으로 나타났다. 주류 부문 회복이 더딘데다 외식 수요 감소로 B2B 음료와 식자재 등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다들 어려운만큼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지만 원가 인상 부담이 커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경제 전망이 부정적이라 추가 인상 조치에 대해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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