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지정학적 위기, 미중 갈등 속 국가협력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杨洁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회담이 22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 방안,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한반도 정세 등 다양한 현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여부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자는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 매체에서도 양 정치국원의 한국 방문 소식을 전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는 지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현지매체 봉황망(鳳凰網)은 이번 한중 회담에서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3대 핵심 의제를 예측했다.
우선, 코로나19 사태의 공동 대응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과거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고려할 때 충분한 대응이 예상된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중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의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교류하고 확산 방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음으로, 최근 들어 급격히 고조된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크다. 매체는 최근 국제 영유권 분쟁해역인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충돌 위기가 고조되는 시기에 양 정치국원이 한국을 방문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싱가포르 인근 말라카 해협에서부터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을 거쳐 한국으로 이어지는 일대의 해상 통로는 중국 안보와 관련한 핵심 지역이라는 점에서, 해당 해상 통로와 연계된 국가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국가인 한국을 방문해 해당 의제를 비중 있게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마지막으로, 미중 갈등 등으로 격변의 물살을 탄 시대적 조류 속에 국가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4일로 한중 수교 28주년을 맞는 가운데, 과거 약 30년간 중국이 글로벌 환경 악화 위기에 직면했을 때마다 한국과 싱가포르 등 주변국과 교류를 이어가며 대외개방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왔다고 매체는 평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국의 미∙중 간 '줄타기 외교'가 또 한번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양 정치국원은 한국 방문에 앞서 지난 20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 갖는 등으로 주변국을 우군으로 포섭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한국 정부에 중국을 지지해 달라는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비중 있게 제기됐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 정치국원의 이번 한국 방문에는 미국을 견제하고 한국을 중국 편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고 평한 바 있다.
[부산=뉴스핌]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0.08.22. phot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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