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유명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4)가 20일(현지시간) 의식불명에 빠져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 측 대변인인 키라 야르믜슈는 "나발니가 오늘 오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진=로이터 뉴스핌] |
비행기 이륙 직후 나발니가 의식을 잃자 해당 비행기 기장은 인근 공항에 긴급 착륙하기로 결정했다. 나발니는 시베리아 중남부 옴스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르믜슈 대변인은 "그가 먹은 것은 탑승 전 톰스크 공항에서 마신 차(茶)뿐이어서, 독성 물질 중독이 의심된다"며 "의사들은 뜨거운 음료에 섞이면 독성 물질이 체내에 더욱 빠르게 흡수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누가 독을 탔는지 알 수 없지만 경찰이 병원에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나발니가 차를 마셨던 공항 카페 관리자들이 감시 카메라를 체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변호사 출신 반부패 활동가인 나발니는 푸틴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해 최근 수년 간 수 차례 옥살이를 하고 친정부 세력의 공격을 받아 왔다.
내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발니는 야권 후보들을 지지하기 위한 유세 준비에 한창이었다.
나발니는 지난해 7월 대규모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체포됐을 때에도 구치소 안에서 알레르기성 발작을 일으켜 입원했다. 당시에도 화학물질 중독이 의심된 바 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2012년과 2014년 나발니의 체포와 구금은 정치적 의도에 의한 인권 침해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 판결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불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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