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국 경제 지표가 엇갈린 가운데 추가 경기부양책 통과가 지연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하락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달러는 8주 연속 내리며 10년 만에 최장기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14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0.26% 하락한 93.09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6월 이후 최장 기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모넥스 유럽의 란코 베리치 시장 분석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미국의 코로나19 감염 증가로 규제가 길어질 가능성이 있고,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경제 회복이 더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하루 5만명 안팎의 신규 감염이 지속하면서 확진자가 곧 53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사망자도 16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의회가 부양책에 대한 합의 없이 휴회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에 새로운 일정도 없어 추가 부양안에 대한 기대가 크게 꺾인 상황이다.
부양안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미국 국민에 대한 현금 지급을 포함해 기업과 주 및 지방 정부를 위한 자금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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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에도 달러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7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1.2%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 1.9%를 밑돌았다. 지난 5월과 6월에는 각 18.3%, 8.4% 급증한 바 있다.
제조업 생산에서도 확장세가 둔화했다. 7월 제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3.4% 증가했다. 6월 7.4% 보다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석 달 연속 증가했고, 전문가 예상치 3.0% 증가를 웃돌았다.
8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72.8으로 전월 72.5보다 소폭 개선됐다. 전문가 예상치 71.0도 웃돌았다.
달러/엔 환율은 0.31% 하락한 106.60엔을 기록했다. 주간으로는 2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추가 경기 부양안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유럽 경제의 반등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의 대응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템퍼스의 존 도일 부대표는 "지난주 유로/달러 환율은 1.19달러였는데 다시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달러 가치 하락이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모멘텀은 다소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로/달러는 0.24% 상승한 1.1842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달러는 0.14% 상승한 1.3086달러를 나타냈다.
뉴질랜드 달러는 미 달러 대비 0.8% 하락하며 주간 낙폭이 가장 컸다. 뉴질랜드준비은행(RBNZ)은 자산 매입을 확대하고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시사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