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KT "제휴없이 독자적으로 간다"…신사업 전략 속 '국민기업 DNA'

기사입력 : 2020년08월13일 13:19

최종수정 : 2020년08월13일 13:19

신사업 초기시장 선순환 생태계 구축
글로벌 경쟁 치열한 新사업군, KT 방향성 시의적절? 우려도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 그동안 도로를 깔고 통행료만 받듯 통신망을 깔아 서비스 이용료만 받아왔던 이통3사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클라우드 게임, 가상현실(VR) 콘텐츠 등 다양한 신사업 영역으로 뿌리를 뻗어나가고 있다.

시장이 만들어지는 단계인 신사업 영역에서 이통3사가 추구하는 사업 전략 역시 각양각색. 그 중 공기업에 뿌리를 둔 KT는 '국민기업'이란 DNA가 신사업 전략에 진하게 묻어난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은 글로벌 업체나 국내 강력한 사업자들과 제휴를 통해 신사업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반면 KT는 유독 독자 플랫폼을 통한 오픈형 플랫폼을 추구하며 생태계의 선순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독자'·'오픈형' 강조한 클라우드게임 '게임박스', OTT '시즌'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이성환 5G·GiGA사업본부장(상무)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구독형 스트리밍 게임서비스 '게임박스(Gamebox)' 정식 출시를 알리고 있다. KT '게임박스'는 월정액 요금만 내면 스마트폰, PC, IPTV 등으로 100여 종의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서비스다. [사진=이한결 기자] 2020.08.13 abc123@newspim.com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KT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의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업체와 제휴 없이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반면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협력을 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제휴해 '지포스 나우' 서비스를 하고 있다.

KT가 전날 게임박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한 부분은 독자 플랫폼 구축을 통해 게임계 한국형 OTT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점이다. 간담회에서 이성환 KT 5G 기가사업 본부장은 "타사처럼 글로벌 게임사와 제휴해 마케팅 하는 형태로 갈 수 있었지만, KT는 한국형 토종 OTT로 가겠다고 방향을 정했다"면서 "이 길이 대한민국 인디게임, 게임 산업 육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KT를 중심으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플랫폼이란 '판'을 깔아 그 안에 다양한 게임을 수용하고, 게임 콘텐츠 생태계를 키워나가겠다는 의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 같이 해외업체와 제휴할 경우 인기 대작을 용이하게 들여올 수 있다. 반면 국내외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자유롭게 플랫폼 안에 수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KT는 제휴 없이 독자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보다 더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플랫폼 안에 담을 수 있어 게임 생태계 육성 차원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발표해 서비스를 하고 있는 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 역시 같은 맥락으로 콘텐츠 생태계 확장에 방점을 찍고 서비스를 키워나가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KT OTT '시즌' 화면 캡처. 2020.07.31 abc123@newspim.com

'시즌'은 SK텔레콤이 지상파3사와 손 잡고 '웨이브'를 출범한 것과 다르게 오픈형 독자 플랫폼을 지향했다. 출범 당시 제휴 없이 오픈형 플랫폼을 구축해 어떤 콘텐츠 사업자도 들어올 수 있는 OTT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SK텔레콤-지상파3사 연합군인 '웨이브'엔 CJ ENM과 JTBC 콘텐츠가 들어가지 않고, CJ ENM과 JTBC 연합이 예고된 '티빙'엔 지상파3사 콘텐츠가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 KT '시즌'에는 지상파 3사와 CJ ENM, JTBC등의 콘텐츠가 모두 포함돼 있다.

여기에 KT는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로 한국 특유의 콘텐츠 성격이 묻어나는 10~15분 남짓의 웹드라마, 인지도 낮은 연예인을 출연시킨 예능 등을 제작해 방영하며 주력 OTT가 하지 않은 콘텐츠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KT가 하고 있는 전략은 '롱테일전략'으로 웹드라마 같은 콘텐츠는 니즈는 많이 않지만 조금씩 꾸준하게 니즈가 있다"면서 "저예산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다는 점에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KT의 '국민기업' DNA...신사업 생태계 조성 리딩 의지

KT가 신사업에 있어 오픈형 플랫폼 전략으로 생태계 조성을 리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것은 공기업에 뿌리를 둔 KT의 역사와도 맥이 닿아있다.

KT는 1981년 12월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창립한 뒤 오랜 기간 '한국통신'이란 약칭으로 불려왔다. 이후 2002년 3월 민영화되면서 KT로 상호를 바꿨다. KT 관계자는 "여전히 한국통신을 기억하는 국민들이 많고, KT 내부적으로도 한국통신 시절 이어왔던 '국민기업'에 대한 DNA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에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생태계 조성을 스스로 리딩하고,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KT의 이 같은 신사업 전략에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사업 영역에서 글로벌 업체 진출과 연합전선을 통한 세력 확장으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불확실성이 큰 사업 생태계 조성에 사업 전략의 방점을 찍는 것이 시의적절한가에 대한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게임의 경우 SK텔레콤이 MS와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 손잡아 KT는 어쩔 수 없이 독자 플랫폼을 택할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면서 "KT가 국민기업으로서 생태계를 조성하려고 하는 의지는 보이지만, 결국 독자플랫폼으로 인기 대작을 플랫폼 안으로 끌고 오려고 했을 때 KT는 큰돈을 써야 해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KT 관계자는 "클라우드 게임도 그렇고 OTT도 그렇고 아직 시장이 완전히 꾸려지지 않아 현 시점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오픈된 자세로 가는 것"이라며 "어느 정도 경쟁이 활성화 됐다고 판단하면 지금의 전략적 판단이 바뀔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abc12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G CNS 상장 첫날 '9%' 하락 왜?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올해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LG CNS가 상장 첫 날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차익실현 물량이 속출하며 주가는 공모가 대비 10% 가까이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지나치게 높았던 공모가와 구주매출 비중이 첫날 흥행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상장 첫 날인 만큼 당분간 주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RX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LG CNS(LG씨엔에스) 상장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2.05 mironj19@newspim.com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CNS는 공모가(6만1900원) 대비 9.85% 하락한 5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도 공모가 기준 6조원에서 5조4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LG CNS는 IPO 시장에서의 높은 기대감 속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도 21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다만 주가는 개장 직후 급락하기 시작해 장중 11.31%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성적 부진의 이유는 가격이 공모주 최상단으로 정해졌던 점, 구주매출 비중이 높았던 점 등이 거론된다. 증시에서 딥시크 여파로 AI 관련주가 부진했던 점도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의 구주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존 주주들이 상장 후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LG CNS는 이번 IPO 당시 전체 공모 주식 중 약 50%를 구주매출로 구성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의 흐름을 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LG CNS의 경우도 구주 매출과 상장 직후 기존 주주들이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 존재했던 점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특히 상장 당일에는 차익 실현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매도세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모주 최상단으로 가격이 정해졌던 부분과 구주 매출 비중이 높았던 점이 첫 날 단기 차익 실현 물량으로 발현됐다"면서 "삼성SDS 대비 AI쪽 매출의 비중이 큰 편인데, 최근 딥시크 쇼크 등으로 AI 관련주가 하방 압력을 받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LG CNS의 사업모델이 미래에 성장할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내다보는 투자자들이 장기투자보다는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어로 꼽히는 공모주인 만큼 주가가 약세를 이어갈 경우, 부진했던 IPO 시장이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분간 주가는 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하루 이틀 정도 더 지켜보는 경우가 많지만, 단기간에 매도 가능한 물량이 모두 해소되기는 어려운 만큼, 일정 기간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LG CNS의 비즈니스 모델과 그룹 내 역할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oneway@newspim.com 2025-02-05 16:32
사진
中 딥시크, 토종 천재 139명의 반란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충격파는 가히 전면적이다. 기적에 가까워서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탁월한 가성비는 차치하더라도, 순수 국내파 인재만으로 일군 역작이라는 점에서 미국 바깥 나라들, 특히 AI 후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연, 중국의 AI 인재 양성 비책을 둘러싼 세간의 관심도 급증했다. 그들은 우리와 무엇이 달랐을까. 3편에 걸쳐 그 답을 찾아볼 생각이다.  중국의 AI 벤처기업 딥시크가 공개한 추론형 대형 AI 모델 '딥시크 R1'의 개발진은 해외 유학파가 아닌 중국 로컬 엔지니어들로만 구성돼 있다. 딥시크의 의미는 중국 인재들이 글로벌 AI의 중심부로 본격 진입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더 심대할 수 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 더 강력해진 제2, 제3의 딥시크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딥시크의 설립자는 1985년생인 량원펑(梁文鋒)이다. 광둥(廣東)성 잔장(湛江)시에서 태어난 량원펑은 중학교때 고등학교 수학과정까지 모두 독학한 수학천재였다. 전교 1등을 이어가던 그는 저장성 항저우에 위치한 저장대학 전자공학과에 진학해,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량원펑은 2008년 머신러닝을 활용한 정량화 자동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2013년에 대학 동창과 함께 투자업체를 차렸다. 2016년에는 환팡커지(幻方科技, 하이플라이어)라는 이름의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이 펀드는 AI를 활용한 투자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2021년 환팡커지의 자산관리 규모는 1000억위안(20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사진=바이두 캡처] ◆"유학파 아닌 현지 인재로 성공해 보이겠다" 량원펑은 2023년 7월 딥시크를 설립해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량원펑은 환팡커지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국내 AI 인재들을 개발자로 모집했다. 량원펑은 유학파는 배제하고 중국 현지 인재들로만 개발진을 꾸렸다. 본인 스스로가 토종 인재였던 만큼, 유학파가 아닌 현지 인재만으로도 성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었다. 그는 '상위 1%의 천재들만 모아서 99%의 기업이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한다'는 모토로 성적 우수자들과 각종 대회 우승자들만을 채용했다. 이렇게 딥시크는 139명의 진용을 꾸렸다. 이 중에는 'AI 천재소녀'로 불리는 1995년생 뤄푸리(羅福莉)도 있고, 베이징대 물리학과를 졸업해 혁신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가오화쭤(高華佐)도 있다. ◆"중국은 혁신 기여자가 되어야" 그리고 딥시크는 지난해 12월 생성형 AI 대형 모델인 딥시크 V3를 출시했고, 지난달 20일 추론형 대형 모델인 딥시크 R1을 출시하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의 천재 139명이 전세계를 상대로 파격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량원펑은 "실리콘밸리가 딥시크에 놀라워하는 것은 중국 기업이 '혁신 추격자'가 아닌 '혁신 공헌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게임에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중국도 무임승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기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뤄푸리 딥시크 연구원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의 이공계 중시 사회 풍조 딥시크의 성공 이면에는 전사회적으로 이공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풍조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재들이 의대와 법대에 진학한다면, 중국의 학생들은 공대에 진학한다. 현실적으로도 중국에서 공대 출신들의 급여는 최상위권에 속한다. 레이쥔(雷軍) 샤오미(小米) 회장은 지난해 12월 딥시크의 연구원인 1995년생 'AI 천재소녀' 뤄푸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연봉 1000만위안(2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연봉 스카우트 소식은 중국의 관련 업계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또한 이 같은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1978년 개혁개방 이후부터 현재까지 변함없이 이공계 중시 정책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점이 깔려있다. 이에 더해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제재로 인해 중국의 이공대 우대 정책은 더욱 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딥시크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중국 AI 인재들이 본격적으로 세계 중심부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는 곧 중국의 교육이 성과를 낸 것이며, 중국의 50년 과학기술 인재 육성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AI 벤처기업인 딥시크의 홈페이지 화면 ys1744@newspim.com 2025-02-05 15:3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