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물류

속보

더보기

[르포] HMM 부활의 '뱃고동'..축구장 4개 면적 컨테이너선 건조현장 가다

기사입력 : 2020년08월12일 15:00

최종수정 : 2020년08월12일 15:00

세계 최대 규모 2만4000TEU급 12척 째 생산 중
길이만 400m, 축구장 4개가 '쏙'..탈황설비도 완비
1~7호선 만선행진 기록..HMM 세계 8위 선사 도약

[거제=뉴스핌] 서영욱 기자 = 태풍 '장미'가 몰고 온 장대비가 쏟아지던 지난 1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감독관 안내에 따라 버스에서 내려 철제 계단을 뛰어 올랐다. 비를 피한 것도 잠시. 찜질방 못지않은 습한 열기로 비인지, 땀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온 몸이 흠뻑 젖었다.

마치 거대한 공장을 연상케 한 내부에는 집채만 한 은색 배관이 천장으로 솟아 있다. 그 주변으로 시스템을 점검하거나 전기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직원들이 바삐 움직인다. '웅웅' 거리는 작업 소음으로 옆 사람이 소리를 질러야 목소리를 겨우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

"이 곳이 '상트페테르부르크호'를 움직이는 심장부인 엔진룸(기관실)입니다."

감독관의 외침에 그제야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에 승선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상트페테르부르크호 엔진룸 전경 (제공=HMM) 2020.08.12 syu@newspim.com

◆세계 최대 규모 배 12척 보유..대한민국 해운 위상 '우뚝'

HMM이 발주하고 삼성중공업이 건조하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호는 2만40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다. 정부가 침체에 빠진 해운업 재건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발주한 물량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8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세우고 그 일환으로 HMM을 통해 2만4000TEU 선박 12척, 1만6000TEU 8척을 발주했다. 2만4000TEU 초대형 선박은 대우조선해양에서 7척, 삼성중공업에서 5척을 각각 건조해 완성했다.

HMM은 지난 4월 23일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다음달까지 12척 모두를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다. 1호선인 알헤시라스호는 지난 5월 8일 아시아 구간의 마지막 기항지인 옌톈에서 1만9621TEU를 선적하고 유럽으로 출발, 선적량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승선한 상트페테부르크호는 2만4000TEU급 마지막으로 건조 중인 선박으로, 전체 공정은 95% 가량 완성이 된 상태다. 시험 운항을 거쳐 다음달 HMM에 인도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선 보유는 해운사들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척도"라며 "글로벌 1,2위 선사들의 초대형선 보유비율은 20%로, HMM이 내년 1만6000TEU 8척까지 모두 인도받으면 HMM의 초대형선 비율은 40% 이상으로 증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탈황장치 갖춰 환경규제 대응..LNG로 교체도 가능

다시 좁고 가파른 철제 계단을 한참을 올랐다. 숨이 가빠올 즈음 이 배의 핵심인 스크러버(탈황장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해운업계의 올해 가장 큰 고민은 배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 있다. 올 1월부터 IMO(국제해사기구) 방침에 따라 선박에서 나오는 연료유 황산화물 배출 기준을 3.5%에서 0.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아예 LNG 추진선을 운영하거나, 황이 덜 나오는 저유황유를 쓰는 방식이 있다. HMM은 고유황유를 사용하면서 황산화물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스크러버를 장착하기로 선택했다.

HMM 관계자는 "'IMO 2020'에 대응하기 위해 해운사들의 고민이 깊다"며 "저유황유의 경우 수급과 가격이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고, 기존 배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두 달간의 작업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배는 건조 단계에서부터 스크러버를 설치하고 있다"며 "또 향후 시장 상황에 대비해 LNG 연료탱커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LNG 추진선으로 교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고 강조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아예 스크러버를 설치한 배의 입항을 막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서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상트페테르부르크호 전경 (제공=HMM) 2020.08.12 syu@newspim.com

◆축구장 4개 면적, 남산타워 2개가 '쏙'

기관실을 나와 조타실과 선원들의 침실이 있는 거주구로 향하기 위해 갑판을 가로질렀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인 만큼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선박의 길이는 약 400m. 남산타워 2개를 나란히 눕혀 실을 수 있는 크기다. 높이는 대략 15층 아파트와 비슷한 33.2m, 갑판의 면적은 축구장 4개를 만들고도 남는다.

이 배에는 선장을 포함해 모두 23명의 선원이 탑승한다. 거주구에는 선원들이 지낼 수 있는 침실 등이 마련돼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원룸 형식의 방이 늘어서 있고, 최상층에는 선장실과 조타실이 있다. 조타실에서는 배의 전면부와 후면부를 훤히 확인할 수 있다.

안내을 맡은 삼성중공업의 김경화 과장은 "자동차 핸들처럼 생긴 키를 조정해 근해를 빠져나가면 원해에서 내비게이션으로 경로를 설정해 자동 운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전면부에는 육안으로 장애물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를 높게 쌓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7호선 만선 행진 중..HMM 세계 8위 선사 도약

다음달 중 인도될 이 배는 이 곳에서 부산, 닝보, 상해, 얀티안 등 아시아 항만을 거쳐 수에즈 운하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게 된다. 유럽에서 로테르담, 함부르크, 앤트워프, 런던 등 유럽 주요 항만을 거치는 12주의 항해를 진행한다.

알헤시라스호에 이어 2호선 오슬로호도 1만9504TEU를 선적해 만선을 기록했으며 3호선 코펜하겐호(1만9490TEU), 4호선 더블린호(1만9459TEU), 5호선 그단스크호(1만9513TEU), 6호선 로테르담호(1만9567TEU), 7호선 함부르크호(1만9536TEU)까지 연달아 만선을 기록 중이다.

만선 여부는 아시아의 마지막 기항지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시점 기준이며, 8, 9호선은 현재 아시아 구간이 운항 중이다.

2만4000TEU 선박은 헤드홀(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구간) 뿐만 아니라 백홀(돌아오는 구간)에서도 만선을 기록 중이다. 통상 백홀의 경우 평균 화물적재율이 50~60%이지만 알헤시라스호(1만9544TEU), 오슬로호(1만9266TEU), 코펜하겐호(1만9476TEU)가 연이어 만선 행진을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상트페테르부르크호 선수 모습 (제공=HMM) 2020.08.12 syu@newspim.com

HMM 관계자는 "초대형선에 화물을 다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있었으나 연이은 만선으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며 "HMM을 비롯한 국내 해운선사의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대형선 인도로 인해 국적선사인 HMM이 2020년 선복량 보유기준 세계 8위 선사로 도약했다"며 "2021년 1만6000TEU 8척까지 인도받게 되면 선복량은 90만TEU로 늘어나며 2022년 110만TEU로 확대 예정이다"고 했다. 

sy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