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동자들, 대책 마련 촉구 1만명 서명 청와대에 전달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 한 항공사 하청업체에 근무하는 A씨는 최근 회사로부터 무급 휴직을 강요받았다. A씨는 "4월에 강제로 휴직했다가 5월에 회사에서 또 휴직하라고 해서 버텼더니 이번엔 연차까지 막무가내로 끼워 넣었다"며 "이후에도 계속 회사와 무급 휴직을 놓고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인천국제공항 내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심해지고 있다. 여행업·관광운송업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 종료가 임박하면서 또 다시 '실업 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잇따른다.
[사진=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제공] |
전국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고용안정쟁취 투쟁본부·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공공운수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공항의 수많은 업종 노동자들이 고용·생계 불안을 호소했는데도, 오히려 위기의 폭은 더 넓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경우 코로나19로 전년 대비 비행편수는 80%, 출국객은 97% 감소했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 내 종사하는 민간부문 노동자 6만여명의 50% 가량이 무급 휴직, 계약해지, 권고사직 등 고용 불안에 처해진 상황이다.
노조는 A씨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공항 내 노동자가 부지기수라고 했다. A씨는 "회사 입장에선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며 "회사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등 괴롭힘까지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노조는 9월을 고용 불안의 최고조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지원이 9월 15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그간 여행업·관광운송업 등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돼 정부 지원 비율 75~90% 상향, 보험료 납부 유예 등의 각종 혜택을 받아왔다.
정부의 지원 종료를 앞두고 대한항공 등 대기업까지 무급 휴직 확대를 검토하는 등 제2차 실업 대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벌써부터 사용자들은 무급 휴직 신청에 돌입하고 있고, 희망퇴직을 또 다시 요구하고 있다"며 "사용자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노동자들을 지켜내고 생계가 끊기는 고통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의 인천공항 면세, 상업시설 지원은 대기업에게만 쏟아졌고, 하청 노동자들은 6개월동안 생활고에 시달려왔다"며 "더이상 하청 노동자들을 외면하지 말고 특별고용지원업종 확대를 통해 포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 연장 ▲특별고용지원업종 대상 하청 간접 노동까지 확대 ▲고용유지원금 사용자 의무신청제도 마련 등을 요구하면서 실업 대란 극복을 촉구하는 1만명의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