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사양 PC에서 문제없이 구동...보안은 윈도우보다 좋아"
[성남=뉴스핌] 김지완 기자 = "윈도우7 종료에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은 윈10을 사거나, PC를 교체해야 합니다. 이렇게 나가는 비용만 780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한컴구름은 윈도우에 종속된 국내 OS(운영체제) 시장 환경을 개선하고, 국민 혈세를 아낄 수 있습니다."
이상걸 한글과컴퓨터 구름플랫폼사업팀 차장은 인터뷰 내내 윈도우가 점령한 OS 시장에 한컴구름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데 공을 들였다. 이 차장은 "정부사용 PC를 개방형OS로 바꾸면 기술지원과 업그레이드를 무료로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며 "엄청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성남=뉴스핌] 김지완 기자 = 이상걸 한글과컴퓨터 구름플랫폼사업팀 차장이 지난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한컴사옥에서 뉴스핌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2020.07.31 swiss2pac@newspim.com |
행정안전부는 OS 유지·관리비용은 업그레이드와 PC 구매비용 등 연간 1000억원가량으로 추산했다. 개방형 OS 도입이 완료되면 이 중 최대 72%(약 700억원)를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에선 윈도우 종속 환경을 탈피하고자 지난 2015년 개방형 OS 사업 발주를 했고, 한컴은 2015년 초기부터 해당 사업에 참여해 구름OS 개발을 주도해왔다. 2017년 버전 1.0, 2019년 버전 2.0을 개발했다. 한컴구름은 구름OS 2.0 버전에 사용성을 개선한 것.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15일 개방형 OS인 한컴구름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뉴스핌은 지난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한글과컴퓨터 사옥을 찾아 한컴구름의 기술적 특장점과 국내OS 시장에서의 의미를 찾아봤다.
◆ 한컴구름, 윈도우와 흡사...리눅스 불편 해소+다양한 SW 무료 사용
이 차장은 기자 앞에서 한컴구름을 시연했다. 첫눈에 들어온 느낌은 '윈도우와 별반 차이가 없다'였다. 하단 작업 툴바(Tool-Bar) 및 아이콘 모양이 윈도우와 흡사했다.
"한컴구름은 처음 만들 때 리눅스(Linux) 데비안(Debian)을 기반으로 만들었습니다. 윈도우 기반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도입해 윈도우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리눅스는 레드햇(Redhat), 데비안, 우분투(Ubuntu), 수세(SUSE), 페도라(Fedora) 등 전세계 500~600개 버전이 있다. 이 중 데비안은 가장 개발자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는 버전이다. 개발자들이 맞춤형 버전에 대한 코딩을 빠짐없이 공개하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 활성화 돼 있다. 그만큼 개발자 입장에선 개발에 대한 노력을 줄일 수 있고, 커뮤니티 도움을 받아 버그 등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선 한컴구름을 윈도우처럼 만들었을 뿐이지 윈도우는 아니다. PC는 윈도우, 모바일은 안드로이드로 양분돼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기자 입장에선 한컴구름이 불용품처럼 느껴졌다. 이 차장은
"리눅스에서 구동되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한컴구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소프트웨어 업계 분위기가 멀티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한컴도 '한글' 및 '한컴오피스'를 리눅스 버전으로 개발중에 있습니다. 리눅스용 한글뷰어는 이미 출시됐고, 편집기능이 되는 한글은 10월말, 한컴오피스는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용자들이 윈도우에 익숙해져 있어 그렇지, 리눅스 기반 OS도 윈도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작업을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한컴구름엔 안드로이드 'Play 스토어'처럼 '소프트웨어 센터'가 있었다. 이곳엔 이미 다양한 리눅스용 소프트웨어가 올라와 있었다. 다운로드 버튼만 누르면 여러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성남=뉴스핌] 김지완 기자 = 이상걸 한글과컴퓨터 구름플랫폼사업팀 차장이 지난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한컴사옥에서 한컴구름을 설명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2020.07.31 swiss2pac@newspim.com |
◆ 저사양 PC에서 문제없이 구동...보안은 윈도우보다 좋아
한컴구름은 저사양 PC에서도 문제없이 돌아간다는 특징이 있다.
"한컴구름은 처음 개발을 시잣할 때 데비안 기본만 남겨두고 사용성이 불편한 것들은 싹 걷어내며 경량화에 집중했습니다. 복잡한 프로그램이 가벼워지면서 저사양 PC에서도 잘 구동됩니다. 한컴구름은 펜디엄 골드 램(RAM) 4기가, 하드 8기가 정도면 문제없이 돌아갑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노트북으론 40만원대 정도만 되도 이용에 전혀 불편이 없습니다." 이 차장은 경령화를 통해 OS 구동속도를 높이고, 소프트웨어 작동을 원할하게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리눅스 기반 OS가 윈도우보다 보안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일반적으로 윈도우가 주기적으로 보안패치를 해주기 때문에 리눅스보다 보안성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윈도우가 보안패치 업데이트 안해주면 계속 위험에 노출됩니다. 반면 리눅스는 커뮤니티 집단지성이 발현돼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보안패치 파일이 업데이트 됩니다."
"또 한컴구름은 기존 리눅스 데비안 버전에서 경량화되면서 버그·오류 가능성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경량화되면서 보안 리스크 탐지가 손쉬워졌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 클라우드 업무환경에서 개방형 OS 새로운 기회맞아
최근 업무환경이 클라우드로 전환되면서 한컴구름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요즘 많은 업무환경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한컴구름을 이용해 오피스웹에 접속하면 한글, 한워드, 한셀(엑셀 한컴버전), 한쇼(PPT 한컴버전) 등을 프로그램 설치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 각종 소프트웨어, 게임도 클라우드(SaaS)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액티브X, 플러그인 등도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윈도우에 목맬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한컴구름은 '크로미엄(Chromium)' 웹브라우저를 제공 중이다. 구글에서 만든 크롬의 다른 버전이다. 기자가 느끼기엔 로고 색깔만 다를 뿐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리눅스 기반이라고 해서 인터넷 사용환경이 불편하지 않다는 얘기다.
한편 이상걸 차장은 산업공학을 전공했으며 2007년 한컴에 입사했다. 프로젝트 기획 등을 맡아오다 지난 2016년 구름팀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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