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E신평 보고서...분모 작아져 배율 상승 착시
차입급/영업이익, 차입금/EBITDA 등 보완지표 제안
[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가를 의미하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은 이른바 '좀비기업'을 가리는 지표로 활용돼왔다. 은행이 기업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할 때, 신용평가사가 재무위험 수준을 판단할 때도 이 배율을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금리가 유사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이 배율의 유용성이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보완할 지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기태훈 NICE신용평가 평가기준실 실장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에 가까운 극단적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때 이자보상배율의 분모 규모가 매우 작아져 배율의 상승 효과가 매우 커진다"며 "차입원금 상환 재원 창출이 불가능하며 운전자금을 비롯한 기타 자금소요에도 대응이 어려운 기업도 지표한 이자보상배율은 우수한 수준을 나타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 실장은 "이런 기업은 차입금 차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실질적으로는 상환능력이 부족해 자금시장의 일시적 경색, 금리 상승기에 대응 능력이 취약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또 신용도가 우수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매우 높은 수준에 있어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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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나이스신용평가] 2020.07.29 hyung13@newspim.com |
보고서에 따르면 급격히 금리가 하락했던 2012~15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상 중소기업 전체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2.6배에서 3.6배로 상승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이 18.6% 증가하기도 했으나 금융비용이 14.1% 줄어든 효과가 반영됐다. 영업이익 변동이 없었어도 이 기간 최소 0.4배의 이자보상배율 상승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기 실장은 이자보상배율의 보완 지표로 사용할 수 있는 '차입급/영업이익', '차입금/EBITDA'를 제안했다. EBITDA는 영업이익과 유무형자산 감가상각비를 합한 값이다.
'차입급/영업이익'은 금융시장 변화, 이자율 변동에 관련 없이 차입부채에 대한 영업상 수익·자금 창출 대응능력을 나타낸다. 즉, 잉여창출자금을 통한 차입금 상환능력이고 차입금 상환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알 수 있게 한다.
'차입금/EBITDA'는 '이자비용/EBITDA'를 보완한다. 단기적으로는 투자활동상 자금소요가 없다는 가정하에 채무능력을 검토하는 것으로 최근과 같이 자금시장이 불안정할 때 차입금에 대한 영업 창출자금을 통한 단기적 대응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기 실장은 "저금리하에서도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체가 구비할 최소 필요조건으로의 역할을 지닌다"며 "특히 자금수급상황이 불안정하거나 낮은 신용도 기업에게 실질금리 부담 수준이 높아 이자보상배율은 유용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저성장 기조 고착화로 저금리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자보상배율의 유용성이 반감될 수 있으므로 보완지표를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