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률 -3.3%...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최저
수출 -16.6%, 57년래 최악..민간 성장기여도 -3.1%p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2분기 경제성장률이 22년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경제 주축인 수출이 무너지고 소비 회복도 더뎌 경제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를 밑돌았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전기대비 -3.3%라고 23일 밝혔다.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4분기(-3.28%)보다 감소폭이 크고 외환위기였던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래 최악의 분기 성장률이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분기 1.4%에서 -2.9%로 뒷걸음쳤다. 이 역시 1998년 4분기(3.8%) 이후 최저치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그래프를 이용하여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2020.07.23 lovus23@newspim.com |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된 마이너스(-) 2% 초중반대를 하회한 것과 관련해 "코로나 진정 정도가 대다수 전문가의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그런 상황에서 재화수출과 민간소비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16.6% 역성장하며 1963년 4분기(-24%)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주요국 이동제한 조치로 자동차, 스마트폰 등의 주요 수출품의 해외 수요가 급감하고 해외 공장 셧다운 조치로 가공·중계무역이 부진한 영향이다. 이에따라 순수출 기여도는 전기대비 4.1%p 급락했다. 이는 1975년 4분기(-7.5%p) 이후 가장 낮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1%, 2.9%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1분기 -2.4%에서 -1.1%로 감소폭이 축소됐다.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운수업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운송장비,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9% 감소했다.
한편,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1분기 -6.5%에서 1.4%로 플러스 전환했다. 승용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를 중심으로 개선됐다. 민간소비가 개선되면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지난분기 대비 0.6%p로 상승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계소득 여건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국내외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 회복을 제약했다.
내수는 개선됐지만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급감하면서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3.1%p 내렸다. 1분기 -1.6%p와 비교해 낙폭이 확대됐다.
한편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0.3%p 하락했다. 이는 정부소비가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지속됐으나 설비투자 등이 마이너스로 전환한데 기인한다. 다만,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는 민간소비에 반영된 탓에 실제 정부부문의 기여도가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연간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0.2%를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 국장은 "회복이 원래 속도로 갈지, (2분기에) 골이 깊게 떨어졌으니깐 반등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지 두가지가 있다"며 "2분기가 실제 기대보다 떨어졌지만 이후로 어떻게 될건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3분기에 반등을 뚜렷히 하도록 정책적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며 "수출 회복에는 정부부문의 노력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요 교역상대국인 중국의 빠른 경기회복이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 국장은 "중국이 코로나가 컨트롤되는 상황으로 오니깐 경제성장률이 급반등했다. 중국과 우린나라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어 (하반기 경기흐름이 중국과 유사할 것이라는 말은) 일리가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직격타를 맞은 중국은 1분기 -6.8% 최악의 분기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분기 3.2%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며 V자 반등을 이뤘다.
이에 따라 다음달 발표되는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0.2%로 대폭 하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코로나의 글로벌 확산세가 7월 들어서도 확산세가 가속화가 있다는 점, 그에 따른 우리 경제의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 이런 것을 반영해서 지난 5월 전망치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추가 하향조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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