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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의사 수 OECD 내 꼴찌 수준…연 400명 증원으론 턱없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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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의대 정원 늘리는 '더부살이'식으론 안 돼…독립적 교육과정 필요
정부안 400명에 1000명 더한 연 1400명씩 10년 늘리는 정도는 돼야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정부와 여당의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안과 관련, 연간 400명 규모의 증원으로는 의료 공백을 해소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는 지적이 제기됐다. 400명에다 1000명을 더해 최소 연간 1400명 정도는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2일 국회에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지역공공의사 양성을 위한 공공의대 설립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이날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의대 정원 증원 방식은 늘어나는 의료이용량을 감당할 수 없고, 지역 및 전공과목 간 고질적인 의사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운 땜질식 대책이라고 평가하며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대 정원을 확대하고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정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계획을 곧 발표할 예정인데, 일정기간 지역에 의무복무하는 '지역의사 특별전형'으로 매년 300명을 더 뽑고 특수과목 100명을 포함해 10년간 총 4000명을 기존 의대에 추가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폐교된 서남대 입학 정원을 공공의대로 전환한다.

남은경 경실련 정책국장은 "과감한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당정의 연간 400명 증원 방안은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여전히 의사들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남 국장은 그러면서 "정부는 의약분업 이후 의료량의 폭발적 증가에도 의대 정원을 10% 감축했다. 지난 10여 년간 의료 공백과 불균형은 심화됐지만,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는 의사협회의 반대로 묵살됐다. 정부가 국민의 의료기본권 보장이라는 책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공동으로 개최한 '지역공공의사 양성을 위한 공공의대 설립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장경태 의원실]

경실련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에 못 미치는 국내 의사 수는 7만4000명에 육박한다. OECD 국가 평균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3.48명인데 한국은 2.04명으로 꼴찌 수준이다. 인구 10만 명당 의대 졸업자 수도 회원국 평균 13.1명에 한참 모자란 7.6명에 불과하다.

남 국장은 "현재 의사 배출 수준이라면 2050년에는 10만 명의 의사가 부족하게 된다"며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하려면 의대 정원을 현재의 2배인 6000명으로 늘려도 충분하지 않다는 결과가 이를 말해 준다"고 했다.

이에 경실련은 지역 보건의료에 헌신하는 책임 있는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식으로는 안 되며, 독립된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국장은 "기존 의대 정원을 늘리는 '더부살이'식으로는 안 된다"면서 "'지역의사 특별전형'으로는 기존 의대 일반과정과 지역의사과정 학생 간에 우열의식을 만들어 사명감과 자부심 있는 지역의사로 양성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승권 가톨릭의대 교수도 독립적인 공공의대를 세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봤다.

홍 교수는 "서남대 의대를 제외한 나머지 의대 입학생을 확충하는 정부여당 방식은 적절하지도 않을 뿐더러 총량에서도 문제가 있다"며 "공공의대가 다른 의대 나머지 TO로 들어가는 방식으론 안 된다. 지역 의료 문제 해소를 위해 총량을 늘려야 된다. 취약지역 공공의대 설립이 꼭 필요하다. 기존 TO를 늘리는 것보다 학교를 새로 세우는 게 더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생이 과거에는 남자가 90%였으나 현재는 여성 50%인 의대도 생기는 상황에서 공보의 인력이 많이 줄었다"며 취약지역 의료 인력 수급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기민 한양대 디지털의료융합학과 교수는 구체적으로 연간 1400명 정도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확충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는 의료자원에서 공공성을 많이 잃고 있다. OECD 대비 의사 수, 병상 수 턱없이 부족하다"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 생명을 자원봉사에 맡겨야 되는 불안감이 생겨나고 있다. 민간의료체계를 공공의료체계로 전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1650만 명에 이르는 국내 65세 베이비부머세대가 고령화에 접어드는 시점이 바로 올해로, 증가할 의료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 비대면진료 등을 고려해 의사를 양성해야 하고, 통일시대 북한 쪽 의료 수요도 내다봐야 한다.

송 교수는 "정부여당의 400명에 1000명을 더해 연 1400명씩 10년간 지속 확대해야 한다"면서 "서울, 충청, 경상, 전라 등 5개 권역에서 200명씩 1000명 정도는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사 인력 확충 뿐 아니라 타이밍도 중요하다. 지금 놓치면 나중에 아무리 자원을 쏟아부어도 소용 없다. 적절한 타이밍에 실효성 있는 증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 국장은 끝으로 "민주당의 공약 이행의지는 알 수 있지만, 공약 이후 오픈된 공론화 장이 없었다. 왜 400명인지, 왜 이런 방식으로 진행돼야 하는지 많은 의문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토론해야 한다. 당장 급하게 추진해서 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만 의대 졸업과 취업이 동일시되고 있다. 로스쿨 등도 그렇지 않은데 유독 의사만이 독점적으로 수요가 관리되는 상황이다"라며 "내일 당정협의회에서 급하게 결론내리지 말고 추가 논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장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라는 선제적 방역 관리, 의료진의 헌신 등 'K-방역'을 세계적으로 알렸다"며 "다만, 병상과 의료인력 부족 등은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의료 정원 증원, 권역별 의대 설립 등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로 국민 공감대가 형성됐다. K-방역을 넘어 K-공공의료도 모범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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