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기세등등한 가운데 미국 달러화가 세계 지배력을 점점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정작 글로벌 경제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달러의 이같은 지배력은 신흥국들의 경제회복을 더디게 할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경기수축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등에 따르면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배적 통화와 환율 유연성의 제약'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IMF는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상품가격 붕괴와 자본유출, 공급망차단, 무역 급감 등으로 촉발된 신흥국 통화가치 폭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통화 약세는 수출가격을 낮춰 거래 상대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나고 반대로 수입은 줄어들어 무역수지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따라서 통화약세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서 헤어날 수 있을 것으로 신흥국들은 기대해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로벌 무역거래가 미국 달러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수출기업들은 자연스럽게 헤지를 할 수 있게 되는 반면 많은 신흥국들은 통화약세에 따른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된다고 IMF는 지적했다.
달러화 단일통화로 대부분의 무역이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수출품 가격의 변동에 맞춰 수입품 가격도 변동하기 때문에 국가별 통화가치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IMF는 오히려 신흥국들의 경우 통화약세로 인해 구매력이 대폭 줄어들어 성장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통화약세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관광마저도 코로나19로 차단돼 신흥국들은 돌파구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IMF는 또 달러화 위주로 모든 거래가 이뤄질 때 개별 국가의 기업들이 금융조달 시에도 적지 않은 핸디캡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이 같은 달러 지배력으로 인해 신흥국들이 개별적인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경기수축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IMF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달러의 세계적 강세가 세계 무역과 경제활동에 있어 단기간 내 경기 침체를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는 단기적으로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통화·재정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 IMF 헤드쿼터.[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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