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들의 코로나19(COVID-19) 회복기금 논의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정상회의 재개에 앞서 "EU 정상들이 장기 예산과 회복기금에 대해 합의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브뤼셀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왼쪽부터), 소피 윌메스 벨기에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EU 대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했다. 2020.07.17 gong@newspim.com |
이어 "정상들은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며 "나는 오늘 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예상한다.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U 정상들은 지난 17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전날까지 사흘 간 EU 차원의 코로나19 경제 대응을 논의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들은 한국 시간으로 이날 저녁 11시에 다시 모여 나흘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U 정상들이 이처럼 오랫동안 회의를 하는 것은 20년 전 5일 간 진행된 회원국 확대 논의 이후 처음이다.
EU 정상들은 지난 4월 코로나19 회복기금 설치에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부유한 북유럽 회원국과 재정이 열악한 남유럽 회원국 간 의견 차이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오스트리아·스웨덴·덴마크 등 이른바 북유럽 사총사가 회복기금 중 상환이 필요하지 않은 지원금 규모 축소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원금 규모를 종전 5000억유로에서 4000억유로로 줄인 양보안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북유럽국들은 3500억유로가 상한이라고 못 박았으나,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국들은 4000억유로가 하한이라며 맞서고 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일부 상환 조건으로 3900억유로 선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북유럽국들은 지원금을 받는 회원국은 노동시장과 경제구조 개혁 등 조건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는 법치주의의 문제이므로 적당히 타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폴란드와 헝가리가 특히 반발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긍정적 발언을 내놓았지만, 전날까지 정상들은 거친 충돌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탁자를 손으로 내려치고 회담장에서 나가겠다고 위협하기도 했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좋은 의도를 가진 이는 많지만 각기 다른 입장이 너무나 많다"며 비관적 입장을 드러냈다. 프랑스와 독일은 북유럽국들의 양보를 원하고 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논의가) 거의 실패"라며 "회담이 결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쥬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절약 세력'들의 협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으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뤼테 총리가 재정적 지원을 정치적 사안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미셸 상임의장은 전 세계에서 60만명 이상이 사망했음을 정상들에게 상기시키고, "내일 EU가 불가능한 임무를 완수했다는 신문 헤드라인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에게 필요한 합의는 유럽의 야망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원칙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현재 전례 없는 보건, 경제, 사회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며 EU 국가들에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며 유럽의 단합을 위해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우리가 분열되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U 정상들.[사진 = 로이터 뉴스핌] 2020.07.19 mj722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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