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호 리츠 '이지스밸류리츠', 공모가 밑돌아
"리츠 기초자산, 자산 추가 여력 살펴야... 종목별로 달라"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하반기 '기대주'로 평가받던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첫 상장 리츠인 이지스밸류리츠 성적이 공모가를 밑돌며 투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출격을 앞둔 리츠는 약 9곳으로, '역대급' 상장이 예고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지스밸류리츠는 전날 대비 4.20% 오른 4595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6일 상장 직후 큰 폭(-8.14%)으로 하락한 탓에 시초가인 4800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공모가는 주당 5000원이었다.
[뉴스핌=김아랑 미술기자] |
이지스밸류리츠의 기초자산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태평로빌딩이다. 과거 삼성그룹 사옥으로 활용됐으며 태평로 일대에서 알짜배기 건물로 손꼽힌다. CJ대한통운, 삼성생명, 중국공상은행, 보람상조 등 우량한 임차인들을 대상으로 임대 수익을 얻는 구조다.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첫 상장 리츠이며, 배당 수익률이 6%대에 달해 상장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붐과 정부의 리츠 활성화 기조가 더해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 '리츠 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됐다.
기대와 달리 첫 상장 리츠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후발주자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하반기 상장을 앞둔 한 리츠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산이 다르니 결과도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먼저 상장한 리츠도 잘해줬으면 좋겠다. 현재 상황이 우려가 되긴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공모주 청약을 마친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투자자 대상 경쟁률이 2.55대 1에 그쳤다. 이지스밸류리츠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26.86 대 1이었다.
최근 진행된 리츠 경쟁률은 지난해 12월 상장한 NH프라임리츠와 비교하면 크게 낮다. NH프라임리츠는 당시 수요 예측과 일반 공모에서 각각 711.65대 1, 317.62대 1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투자자산인 벨기에 브뤼셀 소재 파이낸스타워 콤플렉스 전경 2020.07.14 zunii@newspim.com [사진=제이알자산운용 제공] |
올 하반기 증권 시장 입성을 준비하는 리츠는 9곳 정도다. 상장 준비를 마친 이지스레지던스리츠와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미래에셋맵스리츠1호 △제이알글로벌리츠 △서유럽리츠(가칭)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 △신한서부티엔디 △디앤디플랫폼리츠 △케이비안성로지스틱스리츠 등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리츠 공모 규모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투심 훈풍에 정부의 리츠 활성화 기조와 맞물려 개수도 규모도 '역대급'이다. 투자 자산은 상업지구 빌딩부터 아파트, 주요소, 해외 오피스까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에 대한 저평가가 리츠 시장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리츠별로 보유한 투자 자산 형태가 다르고, 자산 추가 편입 가능성이 달라 주식과 같이 종목별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라는 것은 하나의 상품군이고, 그 리츠가 담고 있는 부동산 개별 기초자산은 다 다르다"며 "개별 리츠로 전체 리츠 시장을 판단하기에는 과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운용사 쪽에서 얼마나 좋은 자산을 경쟁력 있는 금액으로 추가 편입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며 "리츠도 결국은 주식이라 성장성에 따라 밸류에이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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