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라볼·조인트 스타즈·컴뱃 센트 등 日 가데나 기지 배치
대북 전문가 "정찰기 출현 자체가 北에 위험으로 느껴질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미군 정찰기들이 최근 주일미군 공군기지에 집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미국이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민간 항공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은 지난 12일 "미국 공군의 정찰기 RC-135S(코브라볼)가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펏 공군기지에서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미 공군기지로 이동한 것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USAF E-8C JSTARS(조인트 스타스)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주일 미군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다. [사진=주일미군] |
코브라볼은 탄도미사일 탐지 추적에 특화된 대형 정찰기로, 미 공군이 단 3대만 실전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지난해 연말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했을 때도 가네다 기지에 전개돼 한반도 정찰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코브라볼 외에도 8∼12㎞ 상공에서 지상 기지와 병력, 장비 등의 움직임을 정밀감시할 수 있는 미 공군 정찰기 E-8C(조인트 스타즈)도 지난 11일 미 워싱턴주 페어차일드 공군지기에서 가데나 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관측됐다.
아울러 미 공군이 단 2대 보유하고 있는 RC-135U(컴뱃 센트) 정찰기도 지난 9일 남중국해에 이어 11일 한반도 동해에서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도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는 컴뱃 센트 정찰기는 지상에서 나오는 전자신호와 전자파를 수 백 km 밖에서 탐지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실제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에서 나온 전자파를 포착해 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VOA와 인터뷰에서 "정찰자산들은 조기경보와 잠재적 공격과 작전의 지표가 된다"며 "한국 작전구역 내에 이들 자산이 배치된다면 북한의 활동에 대한 조기경보용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혹은 역내 잠재적 도발과 관련한 정보 평가에 따른 대응이나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에 대비한 움직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전 세계에서 행해지는 미군 정찰자산의 일상적 배치 활동의 일환일 수도 있다"며 "목적을 단정짓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다시 외교적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맥락에서 이번 정찰자산 배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스 국장은 "정찰자산 배치는 북한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한편, 미국이 '북한 관련 상황을 통제하고 있으며 북한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전략적 메시지일 수 있다"며 "미국은 이를 통해 대화 제의를 무시하기 보다는 대화를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는 것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이들 정찰기가 뛰어난 신호정보 분석 역량을 지닌 만큼 역내 출현 자체가 북한에 위험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