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판정, 최종 결론서 뒤바뀐적 드물어…양사 모두 "승리 자신"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보톡스' 분쟁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6일(현지 시각) 양사 간 진행 중인 소송 건에 대한 예비판정을 예고한 가운데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서로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ITC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과의 보톨리눔 톡신 균주 분쟁에 대한 예비판정을 내린다.
예비판정이 최종 결론에서 뒤집힌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사실상 '보톡스' 논란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ITC의 최종 판정은 오는 11월 있을 예정이다.
당초 ITC는 지난달 초 예비판정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불법행위 관련 새로운 증거자료를 제출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취소당한 사실 등을 추가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지난달 18일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주 등 3개 품목에 대해 무허가 원액을 사용하고 시험성적을 조작하는 등의 법 위반을 이유로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메디톡스는 해당 처분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처분취소 청구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오는 14일까지 처분의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보톡스 균주 분쟁은 2016년 본격화됐다. 대웅제약이 2016년 4월 '나보타'를 출시하자 그해 11월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균주를 도용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는 무혐의로 내사 종결됐다.
이후 양사 간 분쟁은 미국으로 번졌다. 메디톡스는 2017년 6월 미국 법원에 '퇴사한 직원이 대웅제약에 보톡스 균주와 제품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제공했다'며 제소했다. 이것이 이듬해 4월 기각되자 메디톡스 엘러간과 공동전선을 구축, 2019년 1월 ITC에 대웅제약과 그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불공정 행위로 제소하기에 이른다.
ITC는 조사에 착수해 지난 2월 마무리, 결정만 남은 상태다.
이번 ITC 소송전에서 패하는 쪽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중 어느 쪽이 됐든 타격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특히 식약처 허가 취소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메디톡스로선 미국시장마저 잃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액은 물론 국내에서 진행 중인 대웅제약과의 각종 민·형사상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대웅제약 역시 이번 싸움에서 질 경우 에볼루스와 함께 진행 중인 나보타 판매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나보타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전 세계 52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취득했고, 80개국에서 판매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사는 모두 소송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승소할) 자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측 역시 ITC 판정으로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회사 관계자는 "앞서 ITC 행정판사는 메디톡스의 불법행위에 대한 자료가 신뢰할만하고 소송과 관련성이 있다고 밝히며 자체적으로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며 "남은 ITC 재판 기간 메디톡스 주장의 허구성을 명백히 밝히고 반드시 승소하겠다"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