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혐의로 또 수사..끝나지 않는 삼성家 '수난시대'
이재용, 삼성물산 합병 건으로 두 번째 심판대 위기
檢, 기소 강행 유력...삼성, 또 수 년 간 허송세월 불가피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법심사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총수의 사법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중요 의사결정은 무뎌졌고 글로벌 경쟁력 저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설치된 국정농단 특검에 의해 2016년 11월 이 부회장이 소환된 이후 벌써 3년 7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이재용 수사'의 최종 결론은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국정농단 의혹을 다투는 특검과 별개로 검찰은 이 부회장을 2018년 11월부터 '삼성 합병·승계 의혹'의 수사 선상에 올려놨다.
그로부터 1년반 가까이 수사가 이어졌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에 이르렀다.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검찰의 기소가 남아 있다. 기소가 이루어질 경우 삼성의 사법리스크는 경영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향후 수 년간 이어질 수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앞서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 최고 경영진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준법의제로 Δ경영권 승계 Δ노동 Δ시민사회 소통 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강구해 이 부회장이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2020.05.06 dlsgur9757@newspim.com |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타당한지 따지는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오는 26일 열린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에 연루된 혐의로 수감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지 872일 만에 또다시 법의 심판을 받을지 여부가 윤곽을 드러낸다.
물론 강제력은 없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 권고와 다른 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기소될 경우 이 부회장은 3년 5개월 전 삼성 총수로서 처음 구속된 데 이어 또 다시 법의 심판대 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 부회장의 수난은 2016년 11월 13일 특검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그룹 총수들을 줄줄이 소환하며 시작됐다. 2017년 1월 특검이 이 부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했고 그해 2월 영장을 재청구, 이번엔 법원이 특검 주장을 받아들여 이 부회장은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그해 8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이듬해인 2018년 2월 2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1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이 부회장이 복귀했지만 2019년 8월 대법원이 2심을 파기환송, 현재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19일 삼성전자 반도체 미래전략과 사업장 환경안전 로드맵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연구소를 찾은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2020.06.19 iamkym@newspim.com |
이번 대검찰청 수사심의위는 앞선 국정농단 재판과 별개로 또 다시 진행된다. 법조계에서는 이 재판이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수사심의위가 설령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를 권고하더라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 측은 경영진에 대한 검찰의 기소 자체만으로도 정상적 업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암울함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하만 인수 이후 총수의 사법리스크로 이렇다할 인수합병조차 하지 못했던 삼성. 깜빡 졸면 회복불가로 뒤쳐진다는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삼성의 절박함은 당연해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의혹 사건 1심과 2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재용 부회장이 무려 80여 차례나 사법당국에 의해 불려다녔다"며 "엄중한 시기 글로벌 현장경영으로 동분서주 중인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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