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통일부 유감 표명에 "역시사지 입장서 똑같이 당해 보아야"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은 21일 우리 정부의 대남 전단 살포 중단 요구에 "남북합의는 이미 휴지장이 됐다"며 계획을 수정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삐라(전단) 살포가 북남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는 것을 몰라서도 아닐뿐더러 이미 다 깨어져 나간 북남관계를 놓고 우리의 계획을 고려하거나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대규모적인 대남삐라살포투쟁을 위한 준비 본격적으로 추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대남전단을 대규모로 인쇄했음을 밝혔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이 전단에 인쇄돼 있고 전단에는 "다 잡수셨네, 북남합의서까지"라는 원색적인 비난 문구가 쓰여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
통일전선부는 "위반이요 뭐요 하는 때늦은 원칙성을 들고나오기 전에 북남 충돌의 도화선에 불을 달며 누가 먼저 무엇을 감행했고 묵인했으며 사태를 이 지경까지 악화시켰던가를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라며 최근 남북갈등의 원인은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체 인민의 의사에 따라 계획되고 있는 대남보복 삐라 살포 투쟁은 그 어떤 합의에 구속되거나 고려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재삼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통일전선부는 또 "이번 기회에 남조선 당국자들이 늘상 입에 달고 사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똑같이 한번 제대로 당해보아야 우리가 느끼는 혐오감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그것이 얼마나 기분 더러운 것인지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9일 관영매체를 통해 임의의 시간에 남쪽 전역으로 대남 '삐라 폭탄'을 날리겠다고 예고했다. 2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아들인 문준용씨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 위에 담배꽁초를 뿌린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통일부는 "북한이 대규모 대남 비방 전단 살포 계획을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더 이상의 상황 악화 조치를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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