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영상 조작됐다고 알린 게시물에 '조작' 딱지
트위터 "합성·조작 포함 미디어에 경고 딱지 붙인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에 '조작된 미디어'라는 딱지를 붙였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위터가 조작된 미디어 라벨을 붙인 영상에는 먼저 흑인 아이가 길가에서 백인 아이보다 앞서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의 하단에는 '겁에 질린 토들러(막 걷기 시작한 유아)가 인종차별주의 아기로부터 도망친다'는 문구가 미국 CNN방송 로고와 함께 나온다.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계정] |
자막에는 토들러의 철자가 'todler'로 적혔는데, 정확한 표기는 'toddler'가 맞다. 이후 곧 자막은 "인종차별주의 아기는 아마도 트럼프(에 표를 던질) 유권자일 것이다"라는 글귀로 바뀐다.
하지만 영상은 앞서 보여준 장면이 조작됐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실제로 일어난 일은"이라는 흰색 문구를 검은색 배경에 띄운 뒤, 두 아이가 길가에서 서로를 향해 뛰어와 포옹한 후 다시 백인 아이가 흑인 아이보다 앞서 달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다시 영상은 검은색 바탕에 "미국이 문제가 아니다. 가짜뉴스가 문제다(America is not the problem. Fake news is)"라는 흰색 문구를 보여준 뒤 수초 있다가 끝난다.
해당 영상의 원본은 작년 9월 10일 CNN이 '이 두 명의 토들러가 우리에게 실생활에서의 베스트 프렌드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제목으로 보도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본의 뒷부분만 의도적으로 잘라낸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유됐다는 점을 알리려고 해당 영상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영상 원본은 지난해 소셜미디어상에서 널리 공유됐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 영상을 올렸음에도 조작 딱지를 붙였다.
트위터는 이와 관련해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회사의 웹사이트 정책 설명에는 "우리는 합성되고 조작된 미디어가 포함된 트윗에 라벨을 붙일 수도 있다"고 돼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최근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트윗을 올리자 트위터는 해당 트윗에 '우편투표 관련 사실 확인'이라는 경고 문구를 단 바 있다.
트위터는 또 미국 미니애폴리스 시에서 벌어진 시위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서는 '폭력 미화 행위에 관한 트위터 운영원칙을 위반했다'는 경고문을 붙이기도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가 보수주의자들의 목소리를 검열했다며, 이용자가 올린 글에 대한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면책특권을 박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보복에 나섰다.
[사진= CNN방송]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