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이 최근 남북 접촉 채널을 차단하고 나선 것은 한국 정부의 위신을 추락시키고 한미 관계를 시험하기 위해서라고 진단했다. 힐 차관보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동맹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하는데도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거론된 주한 미군 철수를 내세워 방위비 인상 등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와 주한 대사를 역임한 힐 전 차관보는 이날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한반도의 위기는 동맹의 필요성을 강화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한반도에 위기를 원할 때, 미국 대통령과 평화적 프로세스를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최근 북한의 대남압박 강화는 "집권당이 어디든 한국 정부의 대표성을 실추시키고 북한 주민들에 횃불을 계속 들고갈 것이라고 격려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밖에 북한이 이번에 둔 첫번째 수는 전통적으로 해온 노력을 보여주기도 한다면서 "한미관계가 얼마나 견고한지 시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해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뉴스핌 주최 제8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
그는 2년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과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판문점 회동 등을 통해 북한은 양보는 거의 하지않고 만족스런 결과를 얻어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에 있는 미군(주한 미군)이 평화에 걸림돌이 되며 철수해야 한다는 기조를 포용하고, 한미 군사훈련을 호전적인 전쟁 게임으로 여긴 것은 북한으로서는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힐 전 차관보는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COVID-19)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짜증을 내는 며 동맹이 아닌 경쟁자로 보는 인식을 드러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대신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10억 달러에서 48억 달러로 즉각 인상하는 데 나섰다면서 "(미국이) 입 밖에 내지 않은 위협은 한국이 (돈을) 내지 않을 경우 한반도에서 미국이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한국을 왕따시키려 할 때 미국의 전통적 반응은 한국을 지지하면서 동맹에 가치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제한적 범위에서 국무부는 '실망했다'고 표현했다"면서 "그러나 워싱턴의 누구도 (북한에) 오버액션을 하지 않을 때,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을 갖는 것의 중요성과 동맹을 더욱 가깝게 하기 위해 필요한 일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9일 북한이 남북 연락채널을 끊어버린데 대해 실망했다면서 외교와 협력의 영역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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