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분기말 자금수요 높아 유동성 리스크 경계"
단기 유동성 위기 일단락..."장기물 관리 집중해야"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이달 말 환매조건부증권(RP) 정례 매입 운영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시장의 단기 유동성 위기가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향후 유동성 위기 재발을 대비해 연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서울 중구 한국은행. 2019.03.29 alwaysame@newspim.com |
9일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분기말 자금여건 특성상 RP 매입 연장 가능성이 유력하다. 관계자는 "6월말까지 4차례 매입이 남아있기 때문에 신청을 지켜볼 것"이라며 "절대적 수요도 중요하지만 자금여건도 고려하겠다"며 "분기말이 되면 대금지급 등으로 자금수요가 많아지는데다 금융사들이 유동성비율, 부채비율 규제 관리에 나서기 때문에 3월말 처럼 자금사정이 안좋아질 수 있어 그런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은은 지난 4월 2일부터 두 달간 실시된 RP 정례 매입으로 총 13조9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앞서 한은은 금융기관 유동성 문제가 부각됐던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회사채 금리 안정을 위해 RP 무제한 매입 제도 실시를 의결했다. 한은이 매주 RP를 정해진 금리로 들어오는 응찰전액을 낙찰하는 방식으로, 역대 처음으로 실시되는 공개시장조작 방법이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이를 두고 "사실상 양적완화"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RP 매입 수요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4월 실시된 RP 매각에서는 10조원 이상의 응찰 수요에 몰렸으나, 응찰액은 점점 줄어 5월 19, 26일 2주간 신청 수요가 전무했다. 이번달 2일에는 응찰이 들어왔으나 5000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응찰이 들어온 것도 매입금리가 기준금리를 0.50%로 인하함에 따라 기존 0.78%에서 0.55%로 낮아졌다.
시장에선 단기 유동성 위기가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 레벨이 여전히 높지만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정감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한 차례 정도 연장될 순 있겠지만 제도 운영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RP 매입 수요는 부진한 반면, RP 매각은 늘고 있다. RP 매각은 RP 매입과는 반대로 한은이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치다. 지난 4일 7일물 RP 매각 실시 결과 110조원의 응찰 수요가 몰렸다.
한은이 장기 금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준금리 인하로 콜금리로 자금을 빌려 산금채나 단기 CD를 매입하기 좋은 여건"이라며 "그럼에도 트레이드 건이 거의 없다는 건 단기물 유동성이 어느 정도 충당됐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기 금리보다 장기금리 안정에 시장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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