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감염경로 미확인 비율 9%…지속 상승세
"절대적 환자 수 많지 않은 상황에도 강화된 지침 필요"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이태원 클럽 및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마저 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수도권 교회와 콜센터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본격화하면서 사실상 지역전파 차단이 불가능한 상태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2주간 발생한 확진자 중 구체적인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비율은 9%(43명)에 달한다. 이 비율은 2주 간격으로 4.7%, 7.7%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웅제약 부천시 담당 영업사원 A씨의 경우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수칙을 잘 지켰는데도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깜깜이' 환자까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코로나19 불안감은 공포감으로 번지고 있다.
유모(29) 씨는 "버스를 타든 편의점을 가든, 긴장하게 된다"며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늘다보니 코로나19가 이제 정말 일상이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처음으로 마스크를 박스째 구입했다"고 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이모(34) 씨는 "평소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다니던 친구가 갑자기 코로나19 증상이 있다고 해 최근 검사를 받아 불안하다"며 "여기저기서 확진자가 나오니 어디를 피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언제 어디서 감염될 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재 시행 중인 '생활 속 거리두기'에서 한층 강화된 방역지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A씨는 "이렇게 계속 안정됐다 말았다 할 바에 셧다운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고, B씨는 "방역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랜 기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증가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진단, 한층 강화된 형태의 방역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가 갖는 의미는 이미 발견된 환자 1명이 갖는 의미보다 크다"며 "깜깜이 환자에게 전파한 누군가가 있는 것이고, 그 누군가가 한 명이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염경로 미확인 환자 비율이 높다면 절대적인 환자 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더 강화된 조치들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에 준하는 형태의 방역지침을 내렸는데, 이를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6일부터 일상적인 사회·경제적 생활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접목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6일 한층 완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한 이후 전날 0시까지 28일간 발생한 확진자는 총 73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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