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손보업계 '나홀로' 성장…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 10% 넘어
자동차보험 줄이고 장기인보험 집중 결과…장기인보험 2위 목표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보험업계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에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메리츠화재가 주목받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역성장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거의 '나홀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내며, 그야말로 업계를 깜짝 놀래키고 있다.
이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손해보험업계내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5년전 7%대였던 점유율이 최근 10%를 넘었다. 지난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성·수익성 개선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3일 메리츠화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1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10.6%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은 9.9%로 1%p 가까이 점유율이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가운데 원수보험료 기준 삼성화재가 점유율 22% 정도로 압도적 1위를 기록중이다. 이어 현대해상(16%)과 DB손해보험(15%), KB손해보험(12%) 순이다. 점유율 10%를 넘은 메리츠화재 입장에서 당장 KB손보는 물론 DB손보와 현대해상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메리츠화재의 이같은 꾸준한 점유율 확대는 김용범 대표 취임 이후 경쟁이 심화된 자동차보험 부문을 과감히 줄이고 암보험이나 어린이보험 같은 장기인(人)보험에 집중한 결과란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김용범 부회장 [사진=메리츠화재] 2020.06.03 tack@newspim.com |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빅4'가 점유율 80%를 기록중인 자동차보험 시장은 수년째 손해율이 악화하며 레드오션이 된 상태다. 메리츠화재는 전략적으로 자동차보험 부문을 5% 이하로 줄이고, 장기인보험에 집중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특히 지난해 채권 매각에 따른 투자이익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늘었다. 업계에선 이같은 일회성 투자이익이 언제까지 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채권 매각 이익이 가장 컸다"며 "기존 보험업계 전통 공식과는 다른 방식의 영업을 하고 있는 메리츠화재의 혁신과 실적 호조가 언제까지 갈지 관심"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이익은 30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8조469억원과 352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3%, 12% 증가했다.
김용범 부회장은 올해 초 CEO 메시지를 통해 "인보장 시장점유율은 21.8%로 업계 2위로, 1위 삼성과 격차는 불과 0.5%포인트"라며 "자동차 손해율은 80.8%로 업계 1위, 투자수익률은 채권매각을 제외하고, 3.66%로 압도적 1위"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김용범 부회장 취임 이후 비용절감과 함께 수익나는 분야에 투자하자는 중장기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며 "장기인보험 분야 만큼은 삼성(화재)과 견줄만한 명실상부 2위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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