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중국 당국은"무모하고 독단적인 조치"라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난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사설을 실었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무모한 제재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제목의 이 사설은 "이번 발표는 미국의 약자 괴롭히기 전술의 일환"이라며 "미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대응 실패를 중국에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돼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설령 관세가 인상돼도 홍콩 전체 제조업의 2% 미만, 전체 수출의 0.1% 미만을 차지하는 미국으로의 수출품에만 적용돼 그 영향이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조치가 오히려 미국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적은 비용으로 홍콩 및 중국 본토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제재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미국은 홍콩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데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며 "특별지위 박탈은 미국의 상상의 적인 중국보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한 시민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예정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시작됐다. 또 대통령과 수행원들은 10분 가량 연설한 후 질문도 받지 않고 재빨리 자리를 떴다"고 꼬집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진 않지만, 대개 지도부 견해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정부에 홍콩을 특별 대우하는 면책 조치를 제거하는 절차를 시작하라고 지시할 것"이라며 "오늘 내 발표는 범죄인 인도 조약과 수출 통제, 기술 등 우리와 홍콩의 전방위적 합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해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비난하고 이것이 분명한 조약 의무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기념품 가게 앞에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마스크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사진 광고물이 서 있다.2020.03.24 [사진=로이터 뉴스핌] |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