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금 지원 중단 선언으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세계보건기구(WHO)가 새로운 자금원 확보를 위해 재단을 출범시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브리핑에서 글로벌 보건 활동을 위한 기부금 조성을 위해 독립 단체인 'WHO 재단'을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2020.02.24 [사진=로이터 뉴스핌] |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WHO는 일반인으로부터 기부를 받지 못하는 국제기구 중 하나여서 2018년 2월부터 재단 설립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WHO 예산은 회원국의 평가 기여금이 20%가 채 안 되고, 80%는 회원국과 여타 기부자의 자발적 기여금으로 특정 프로그램에 사용하도록 엄격히 구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80%의 예산에 대해 WHO가 재량권을 거의 발휘할 수 없다는 의미"라며 "WHO가 성공적으로 글로벌 보건 의무를 이행하려면 기부자의 기반을 넓혀 자금의 양과 질을 개선, 유연하게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WHO 재단의 목적은 세계인의 건강 증진과 취약 계층을 위한 봉사라는 WHO의 사명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WHO 재단은 스위스 법을 따르는 독립 단체로 설립됐으며, 재단 설립자인 토마스 첼트너 전 스위스 연방 공중보건청장이 초대 이사장을 맡는다.
WHO 재단의 초기 활동은 현재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인 만큼 코로나19(COVID-19) 대응에 주력할 계획이지만, 이후 WHO의 글로벌 보건 활동으로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WHO가 실질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미국은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영구히 중단하겠다고 경고하는 서한을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게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WHO 지원 자금 중 미국의 기여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미국의 자금 중단은 WHO에 큰 타격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은 WHO 연간 예산의 15%에 해당하는 4억달러(약 4900억원)를 지원했다.
하지만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이 WHO 재단 설립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근의 자금 문제와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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