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긴급재난지원금 백화점에서 사용 못해, 중소기업 울상
소상공인 매출 증대 위한 추가대책 나오지만 中企는 무소식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상공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반면, 백화점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 곳이 전통시장과 지역 소상공인들로 한정돼 있는 탓에, 백화점에 입점해있는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힘들다는 지적이다.
[수원=뉴스핌] 순정우 기자 = 재난지원금으로 전통시장 숨통. 2020.05.25 jungwoo@newspim.com |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5일 진행한 17차 '소상공인 매출액 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매출액 감소폭은 16차대비 각각 6%p, 12%p 감소했다. 이는 지난 2월3일 처음 조사를 시행한 이후 가장 크게 개선된 수치다.
중기부 관계자도 "최근 긴급재난지원금과 온누리 지역사랑 상품권 지급 등으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매출액 감소폭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기부는 공동 마케팅과 청년상인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로 매출회복세에 힘을 실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 = 뉴스핌] 박영암 기자 =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로 소상공인 매출회복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0.05.27 pya8401@newspim.com |
반면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중소기업 206개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백화점과 거래중인 중소기업의 80% 이상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린지 상당 기간이 지났음에도 중소기업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출액 규모로 보면 100억 미만 기업에서 경영상황 '악화'를 응답한 비율은 81.8%에 이르렀다. 매출이 100억 이상인 기업의 78.8%도 경영악화를 우려하고 있었다.
백화점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 중 경영상황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로 내수부진(75.3%)를 꼽았다. 때문에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절실한 대책으로는 '상품 판매 확대 및 재고소진'이 46.6%를 차지했다. 백화점을 플랫폼으로 삼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는 높은 판매 수수료율 책정 등으로 매출증대 효과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73.8% 기업들은 '판매수수료 인하'를 목적으로 판촉행사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소기업이 희망하는 적정 판매수수료율 인하 수준은 약 11.3% 가량이었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긴급재난금이 풀렸어도 백화점에 입점한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2020.05.27 jellyfish@newspim.com |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 패션업체는 재고누적 문제만 해결되면 좋겠다는 상황"이라며 "판매수수료율 인하를 위해서라면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할인행사에 참여하겠다는 말도 나온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대규모 판매행사를 비롯해 중소협력사와 상생할 수 있도록 백화점 업계에서 수수료율을 파격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중기부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 매출이 회복된 건 긍정적이지만, 백화점과 연계된 중소기업의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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