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2000P 도달했지만 차익 실현 매물에 1970까지 밀려
외국인, 3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는 등 변화 조짐 감지
"코로나19 재확산·G2 갈등 악재 여전" 부정적 시각 우세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코스피가 또 한 번 2000선 복귀에 실패했다. 지난 21일 장중 2000선을 돌파하는 등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22일 1.4% 급락하며 1970선으로 후퇴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2일 오후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8.18포인트(1.41%) 내린 1,970.13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6.1원 오른 1,23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0.05.22 dlsgur9757@newspim.com |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석달새 20조원 이상 매도했던 외국인들의 귀환 시점이 코스피 추가 상승을 이끌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8.18포인트(1.41%) 내린 1970.13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 이상 빠지는 등 한주간 증시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별로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개인이 9395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96억원, 4562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에서 조정을 받았지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지난 15일 192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21일 1998.31까지 지수를 끌어올렸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3월6일 2040.22를 기록한 이후 약 석달만에 최고치로, 사실상 신종 코로나이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특히 해당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들은 19일부터 21일까지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3거래일 이상 매수를 보인 것은 지난 2월21일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폭락을 거치며 국내증시에서 연일 매물을 쏟아냈다. 3월부터 5월22일까지 외국인이 팔아치운 국내주식은 20조498억원에 달한다.
코스피 역시 외국인 매도 속에 한 때 1400선까지 빠지는 등 패닉 현상을 겪었다. 이후 '동학개미운동'으로 표현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직전 수준까지 회복했으나, 추가적인 레벨업을 위해선 외국인들의 매수 전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시장 참여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전업 투자자는 "개인투자자들의 힘으로 지수를 여기까지 끌고 왔지만 2000선 복귀는 물론 그 이상을 바라볼 땐 외국인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코로나19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금융시장 여건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은 이러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금투업계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조금씩 재개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직후 각국 중앙은행의 선제적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에서 경제활동 정상화는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초 발표된 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고, 5월 독일 경기기대지수 역시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며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 또한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언제든지 코로나19 확산 기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단은 금물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유동성 살포에 따른 머니 무브가 단기적 영향에 그칠 수 있고, 기업실적 등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할 근거 없이 오르는 지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언제든 표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러인덱스가 여전히 100포인트를 상회하고 기업의 이익추정치 역시 여전히 하향조정되는 상황"이라며 "일부 외국계 패시브 자금 유입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자금 유입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남중 대신증권 글로벌 스트레지스트(Global Strategist)도 "5월부터 시작된 경제 정상화 재개라는 큰 틀에서, 향후 경제 선순환이라는 기대심리가 증시를 견인했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의 장기적 영향,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고조 등 악재에 귀기울이는 시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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