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개방도·노동시장 경직도 등이 더 영향 커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법인세율이 선진국의 해외직접투자(FDI)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법인세율보다는 투자 대상국의 경제 규모와 무역 개방도, 노동시장 경직도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신상화 한구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인세율과 해외직접투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제시하고 "법인세율은 수직적 FDI와 수평적 FDI 모두에서 적합 통제변수로 선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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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로 들어오는 컨테이너선.[사진=로이터 뉴스핌] |
수직적 FDI는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낮은 생산비용으로의 접근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 방식이다. 수평적 FDI는 현지 시장을 접근을 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보고서는 1996~2014년 미국 소재 다국적 기업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의 투자양상을 Lasso 추정 방법을 통해 분석해 FDI 결정이 어떤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지 분석했다. Lasso 추정방법은 불필요한 설명변수를 갖는 모형에 불이익을 주는 형태로 구성돼 설명변수의 적합성을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보고서에서 활용한 변수들은 법인세율과 GDP 관련 변수(실질 GDP, 1인당 GDP, 두 국가의 GDP 합 등), 무역개방도, 교육수준, 노동비용 등이다.
분석 결과 수직적 FDI와 수평적 FDI 모두 법인세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연구위원은 "조사대상기간인 1994년부터 2014년까지 OECD 회원국들의 법인세율이 크게 인하된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결과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유형별로 보면 수직적 FDI는 투자 대상국이 생산기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산비용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GDP 수준과 무역 개방도, 교육 수준, 노동시장 경직성이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수평적 FDI는 대상국에서의 지속적인 영업과 관련된 변수들이 영향을 미쳤으며, GDP 수준과 무역 개방도, 교육 수준, 노동시장 경직성도 유효한 변수였다.
신 연구위원은 "이상의 분석결과는 OECD 회원국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해외직접투자의 주체를 미국 소재 다국적 기업에 한정하고 있어 일반화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며 연구의 한계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우리나라가 자본 유치를 두고 경쟁하는 국가는 더 이상 개도국만이 아니다"라며 "(분석결과는)여타 OECD 회원국과의 조세경쟁하에서는 법인세율이 중요한 결정요인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