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스윙에 도움 주지 않으므로 상관 없다'고 유권 해석
비속에 치러지는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도 눈에 띄어
Q: 지금 열리고 있는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 중계방송을 보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 선수가 오른손에 반지를 끼고 플레이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골프 규칙상 괜찮은 일인지요.
A: [서울= 뉴스핌] 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질문의 요지는 '비가 내리면 그립이 미끄러워지게 마련인데, 그 반지로 인해 그립 미끄러짐을 막을 수 있다면 부당한 이익을 주는 장비가 될 수도 있지 않으냐?'는 것으로 이해하겠습니다.
최혜진(오른쪽)은 3년전까지만 해도 오른 엄지에 가락지를 끼었으나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곧바로 벗어버렸다. [사진=KLPGA] |
최혜진의 사례로써 대답에 갈음합니다.
최혜진은 2017년 중반까지 오른손 엄지에 가락지(골프 액세서리)를 끼고 플레이했는데 뜻밖의 계기로 가락지를 벗어버렸습니다. 그가 찼던 가락지 소재는 실리콘이고, 장식용으로 찼다고 합니다.
그런데 2017년 6월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그 가락지가 문제가 됐습니다. 경기 장면을 지켜본 시청자로부터 대회 조직위원회에 항의성 제보가 온 것입니다. "최혜진이 엄지에 찬 가락지는 그가 스윙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주내용이었습니다. 요컨대 백스윙 톱에서 그립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에서는 최혜진을 불러 가락지 용도를 물었고, 최혜진은 "멋으로 끼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그 대회에서는 일단 최혜진에게 '무혐의' 조치를 했습니다. 조직위는 최혜진에게 "이 내용을 곧 R&A(영국골프협회)에 문의할 것이고, R&A에서 유권해석을 내리면 그에 따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그 얼마 후 R&A에서는 "가락지가 스윙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유권해석을 해왔습니다.
최혜진은 그 다음 대회부터 가락지를 빼버렸고 3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그의 손에서 가락지를 볼 수 없습니다.
골프 규칙은 당시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이 없습니다. 당시(14-3)엔 '스트로크하거나 플레이할 때 플레이어에게 원조가 될 수 있는 물건, 클럽을 쥐는데 플레이어에게 원조가 될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고, 지금(4.3a)은 '스트로크할 때 장비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용하여 잠재적인 이익을 만들어내서는 안된다' '손의 위치나 그립의 강도에 부당한 이익을 주는 장비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돼있습니다. '비정상적인 방법'이란 그 장비의 원래 용도와 근본적으로 다른 방법을 일컫습니다.
R&A는 선수들이 반지를 끼는 것은 비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해석합니다. 따라서 비올 때 반지를 끼고 라운드해도 규칙 위반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골프 규칙 4.3a>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