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석유 수출 두 배↑.. 인도 최대 석유 공급 지위 확보
5월 석유 수출은 급격히 감소 추세... 경제 침체 전망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감산에 합의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석유전쟁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고, 결과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수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감산에도 수요 감소로 인해 석유 수출은 크게 줄어드는 추세로, 사우디 경제는 침체 위기에 직면했다.
원유 배럴 [사진=로이터 뉴스핌] |
6일(현지시간)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은 '블룸버그 유조선 추적 데이터'를 인용,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 4월 대(對)중국 원유 수출이 하루 220만배럴(bpd)로 두 배 증가했으며 이는 최소 2017년 이래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또한 대미 수출 규모도 평균 100만bpd로 2018년 8월 이래 가장 많았다. 인도에 대한 수출은 110만bpd로 급증, 이라크를 제치고 인도의 최대 석유공급국이 됐다.
이는 사우디 국영 아람코가 4월과 5월분 석유를 아시아 고객들에게 대폭 할인한 효과다. 사우디 아람코는 주력 수출 유종인 아랍 경질유(Arab Light crude)의 5월 아시아 인도분 원유 공식 판매가격을 벤치마크 유종인 오만·두바이유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7.30달러 낮은 가격에 책정했다. 이는 4월 인도분 공식 판매가 보다도 배럴당 4.20달러 더 낮은 것이다.
다만 5월에는 사우디의 석유 수출 규모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OPEC+ 감산 합의에 따라 사우디는 5월과 6월 원유 생산량을 23% 줄인 850만bpd를 생산하는데데,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업계 관계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을 인용, 5월 인도분 사우디 석유 수출량은 약 600만bpd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약 400만bpd는 아시아로 인도되고 미국 인도분은 60만bpd 미만일 것이란 관측이다.
해외 뿐 아니라 사우디 현지 수요도 둔화할 예정이다. 에너지 애스팩츠의 암리타 센 공동 창립자는 "전반적으로 사우디 왕국 내 수요는 매우 약할 것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우리는 낮은 산업 수요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낮은 유가와 예산 삭감은 사우디 경제를 침체로 이끌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OPEC+ 감산 합의에도 불구 유가는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아람코는 감산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적은 원유 수익으로 사우디는 올해 외환보유액에서 320억달러를 빼고 부채시장에서 수십억달러를 더 빌려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지난주 사우디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했는데,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가 올해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배럴당 76달러의 유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IMF는 사우디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3%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5.9%), 전 세계(-3%) 보다는 나은 전망이지만 재정적자는 거의 GDP의 13%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사우디 정부는 GDP 대비 부채 한도를 30%에서 50%로 올리기로 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