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뉴스핌] 박승봉 기자 = 1일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가운데 유가족을 두번 울리는 일이 벌어졌다.
분향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유가족 A씨는 "경찰에서 전화가 왔다"며 "화재사고로 숨진 가족에 대해 부검을 해야하기 때문에 만나러 오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친척 중 한명은 "어제까지 멀쩡했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저 세상 사람이 됐는데 죽은 사람에 대한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두번 죽이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검은 절대 할 수 없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천=뉴스핌] 박승봉 기자 = 이천 서희청소년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한 유족이 영정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박승봉 기자] 2020.05.01 1141world@newspim.com |
또 다른 유가족 B씨는 "경찰로부터 사망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하러 간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시신을 찾았으면 어느 병원에 있고 가족들에게 얼굴을 먼저 보여줘야지 부검해야 한다고 통보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탄식했다.
화재현장에서 아들을 찾지 못해 애가 타고 있는 가족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시신을 찾았으니 빨리 와서 확인하세요"보다 "부검을 해야한다"는 일방적인 경찰의 통보에 유가족들이 분노하는 이유일 것이다.
경찰은 "이천 화재로 숨진 38명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5명과 사망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사망자 10명 총 15명에 대해 부검을 실시하는 것이다"며 "혈액 채취를 통해 일산화탄소 농도 등이 20%가 나오지 않으면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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