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들, 퇴직하며 기밀 46만건 유출 의혹
정경두 "군·경찰 엄중조사 중...문대통령도 신속한 수사 강조"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최근 국방과학연구소(ADD) 퇴직하고 대학이나 방산 기업에 재취업한 연구원들이 기밀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있는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속한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9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는 국방과학연구소장에게 특단의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시했고, VIP(대통령)께서도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합동기관에서 전면적으로 엄중하게 조사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01차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04.29 leehs@newspim.com |
앞서 방위사업청, ADD 등에 따르면 연구소를 떠난 전직 ADD 연구원 수십명은 퇴직하면서 기밀을 대용량 이동형 저장장치나 문서 형태로 빼간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대상자는 20여명 규모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이들이 드론 등 무인체계, 미래전 관련 기술, 인공지능(AI)에 대한 소스 코드, 설계 기밀 등의 자료를 대용량 이동형 저장장치에 저장하거나 문서 형태로 출력해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현재 대학이나 유명 방산 기업에 재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들이 기밀을 빼간 것이 사실이라면 군 당국의 무기 개발 관련 기밀이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조사 대상 중 한 명은 지난해 9월 퇴직해 68만건의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어 이같은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퇴직 연구원은 퇴직 이후의 연구를 위해 자료를 출력, 또는 저장했을 뿐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 장관은 "(유출규모를) 68만여건이라고 하는데, 비밀자료는 4000여건"이라며 "일반자료라도 한 건이라도 유출하는 것은 아주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원들이 학회나 심포지엄에 나가서 발표를 많이 하기 때문에 시스템을 쉽게 관리해왔지 않나 싶다"며 "그 부분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우리가 가진 정보상으로 이상이 없다"며 "특이 동향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장관은 "지난해에도 제일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은 기간이 27일"이라며 "(이렇게) 장기간 나타나지 않은 것이 작년에도 5회 정도 있었고, 올해에도 3번 정도는 15일 이상 장기간 등장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도 국방장관인 제가 여기에 대해 제일 엄중하게 인식하고,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정말 세밀하게 모든 것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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