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임상시험 진행 활발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K-팝, K-뮤비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한류 K-시리즈에 K-검진키트도 추가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가장 방역을 잘했다고 손꼽히는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특히 한국의 진단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원을 부탁했으며, 지난 3월 31일 기준 공식적으로 90개국이 한국의 진단키트 수출 및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을 정도다.
여기에 셀트리온과 GC녹십자 등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정부 주도로 2151억원의 백신 연구개발도 추진 중이다. 국제적으로도 중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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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 러브콜 쇄도하는 K-진단키트...'드라이브스루' 검진 '엄지척'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가장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한국의 진단키트다.
청와대는 지난 4월 2일 공식적으로 90개국, 민간 경로까지 합칠 경우 3월 31일 기준 총 121개국이 한국의 진단키트 수출 및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 방역물품을 해외에 수출 및 지원하기 위해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실제로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유럽,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에도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나 민간 경로로 수출 및 지원 요청이 들어온 국가에도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17.1% 늘어난 4865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진단키트 총 수출액 2억1663만달러의 20% 이상을 3월 한 달에 달성한 것이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의 관계사 솔젠트가 3만명 분량의 진단키트를 유럽에 수출했고, 바이오니아 역시 자체 개발 진단키트를 유럽과 중동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의 진단키트가 각광받는 것은 6시간 만에 신속하게 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이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진단키트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 활용 분자유전자검사법(RT-PCR)'으로 해외에서 사용 중인 '항원·항체 검사법'과는 다르다.
RT-PCR 검사법은 검체 채취 과정의 어려움은 있지만 95%의 정확도를 보여, 10분 만에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50~70%인 항원·항체 검사법보다 훨씬 정확하다.
특히 방역당국과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공언한 대로 국내 하루 진단검사 가능 건수가 2만건에 육박하는 만큼 6시간 내에 높은 정확도의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는 RT-PCR 검사는 국내 사정에 가장 맞는 진단법이다.
정부의 신속진단키트 도입은 발 빠르게 진행됐다. 정부는 국내 확진자가 4명이었던 지난 1월 27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제약사 대표들과 회의를 개최하고 코로나19 진단시약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심사 절차를 대폭 줄인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코로나19 진단검사법이 승인을 받았고, 한 달이 지난 2월 말에는 차를 타고 검사를 받는 일명 '드라이브스루 검사'까지 시행된 것이다.
한국의 정확도 높은 진단법의 신속한 도입에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도 잇따라 한국 진단키트를 활용한 한국식 검사법을 도입했거나 도입하고 있다. 한국의 드라이브스루 검진은 국제 표준이 될 정도로 해외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개방형 선별진료소인 '워킹스루'도 의료진이 접촉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신속한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진단키트의 해외 수출 역량은 충분하며, 수출로 인한 국내 수급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개 업체로 시작했지만 현재 5개 업체가 진단시약을 생산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국내 방역에 필요한 물량과 재고는 확보하고 있는 상황으로, 여유분에 대해 일부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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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이동 선별진료소 [사진=원주시] |
◆ 국내외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개발 활발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는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어 대증치료만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국, 중국, 한국 등에서는 대증치료 의약품으로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와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의 약물 재창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약물 재창출은 시판되고 있거나 개발 중인 약물을 이용해 새로운 적응증에 대한 신약 개발을 단축하는 방법이다.
세부적으로는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가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이용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도 지난 3월 2일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애브비는 중국 정부로부터 칼레트라를 공식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며, 오는 2026년 만료되는 칼레트라의 특허를 포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바이엘, 얀센, 로슈 등 40여 글로벌 제약사가 에이즈 치료제, 인플루엔자 치료제, 항바이러스제 등을 활용해 코로나19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10여 개 업체도 신약 후보물질 중 코로나19 치료에 반응을 보이는 물질들로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일양약품은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에 대해 코로나19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도 질병관리본부와 협업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에게서 항체 유전정보를 가진 DNA를 추출해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을 무력화하는 항체를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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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백신 없는 코로나, 빨라도 내년 초 임상시험 완료 목표
코로나19는 신종 감염병이어서 현재 치료제는 물론 백신조차 없는 상태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 60여 곳이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데는 적어도 12~18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 일정에 따르면 올봄 임상 1상을 시작하고 이후 안전성 여부를 검증한 뒤 가을에 임상결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동물시험을 진행 중인 존슨앤존슨은 오는 11월에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어 내년 초쯤 코로나19 백신 개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기존 독감백신 개발 역량을 갖춘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중심으로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A의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다케타, 그리폴스 등은 자국 정부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치료적 확증을 위한 임상을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며 "치료제가 가장 시급한 중증환자 치료와 일선 의료진 등 고위험군 예방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종 바이러스 백신의 생산, 공급, 상업화 과정을 위해 국내외 유관기관들과 협업을 진행한다. 또한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과제로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적인 공조를 펼쳐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26일 코로나19 대유행 대응을 위한 G20 특별화상정상회의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백신 개발 노력과 보건 분야 개발 협력, 개도국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