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현안 고민 만만치 않아
현대차·SK·LG 총수들 휴식취하며 연휴 구상 돌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경영권 분쟁 재점화 촉각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재계 주요그룹 총수들에게 4월말부터 5월초까지 이어지는 황금 연휴는 편안한 휴식보다는 겹겹이 쌓인 근심으로 고민 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영향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데다 풀어가야할 당면한 경영현안이 만만치 않아서다.
◆이재용 부회장, 준법위 대응에 경영현안 만만치 않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당장 황금연휴 직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권고한 대국민 사과가 부담이다. 준법위는 지난 3월11일 이 부회장에 대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그간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하라고 권고했고, 삼성의 답변시한은 5월11일까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준법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도, 그렇지 않기도 어려운 고민깊은 문제다.
그가 대국민 사과를 한다면 앞으로의 재판 쟁점사안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는 것이 될 수 있고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준법경영 의지가 있느냐는 일각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삼성 측은 "(입장을) 준비 중"이라며 신중한 모습이다.
암울한 전망 일색의 글로벌 경영현안은 이 부회장에게 더 큰 걱정이다.
단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올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진 상황에서 긴 연휴의 글로벌 현장경영은 각국의 코로나 장벽에 가로막혀 발이 묶여 있다. 주요 제품 수요 등 글로벌 거래선과의 긴밀한 접촉을 통해 풀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하지만 답답함의 연속이다.
◆정의선·최태원·구광모, 바쁜 5월…연휴 구상 뭘까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전반의 고난이 이어지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의 황금연휴 경영구상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불가항력인 코로나19 파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산업 생태계 붕괴만은 막아보자는 정 부회장의 노력이 어떤 구상으로 구체화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어서다.
[사진=뉴스핌DB] |
특히 현대차, 기아차 등 그룹 주요 사업장이 1주일 이상 문을 닫고 휴식기를 가지는만큼 정 부회장에겐 차분한 분위기에서 5월 완성차 판매 확대 등을 되짚어볼 중요한 시기다.
현대차는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 공장 휴업을 실시하고 기아차는 지난 27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문을 닫는다. 글로벌 시장의 수요 감소와 수출 물량 생산조절 등을 위한 조치다.
최태원 SK 회장은 황금연휴 특별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연휴직전 SK이노베이션의 미국 2제공장 8900억원 출자 발표가 있었고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 백신 개발을 직접 독려했던 만큼 연휴기간 경영을 점검하며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SK그룹에게 5월은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안전망 구축을 구체화해야하고 사업적으로도 상반기 농사의 성패가 5월에 달려있다. 최 회장은 지난 27일 구성원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LG그룹 총수로 만2년의 시간을 보낸 구광모 LG 회장도 황금연휴 특별한 일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구 회장에게 5월은 챙겨야할 일들이 많은 달이다.
우선 각 사업별로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리스크 점검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방안을 집중점검할 시기다. 여기에 고 구본무 회장 2주기 추모의 달이기도 하다. 구본무 회장은 2018년 5월20일 타계했다.
◆일본 체류중인 신동빈 회장...롯데가 형제갈등 재점화
역대 최대규모의 사업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롯데그룹은 황금연휴에도 휴식기를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유통가에 활력이 보이고 있는데다 신동빈-신동주 형제갈등이 재점화되는 분위기여서다.
롯데그룹 지분구조. [자료=롯데] 2020.01.19 hj0308@newspim.com |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월초 일본으로 출국한 이후 아직 국내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본 출장이 여의치 않는 것에 대비하려다보니 귀국 일정을 잡지 못해서다. 때문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일본 체류는 더 길어질 수 있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28일 '롯데홀딩스 정기주총 주주제안'을 통해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을 요구한 상태다. 그는 "2019년 10월 국정농단·경영비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 받은 사태로 롯데그룹의 브랜드 가치·평판·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된 데 책임을 물어 신동빈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 측은 "2015년 이후 신동주 측이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영권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라며 이번 갈등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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