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조선 17세기 불교조각 조성에 큰 자취를 남긴 조각승 현진의 가장 이른 작품인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비롯해 15세기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래여좌상'은 높이가 약 208cm에 달하는 대형 불상이다. 1607년(선조 40년) 조각승 현진(17세기 중반 활동)이 주도하고 휴일, 문습이 함께 참여해 완성했다. 현진은 17세기 가장 비중있게 활동한 조각승으로 이 불상은 그가 제작한 불상 중 지금까지 연대가 가장 앞서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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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장성백양사극락보전목조아미타여래좌상 [사진=문화재청] 2020.04.29 89hklee@newspim.com |
불상의 대좌 밑 묵서(먹으로 쓴 글)에 의하면 백양사 불상은 왕실의 선조들인 선왕과 선후의 명복을 빌고 성불을 기원하며 만들었다. 1607년이라는 제작시기로 미뤄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 등 전쟁이 끝나고 몇 해가 지나지 않은 1610년 전후로 이뤄진 불교 복구 과정 중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대한 규모에 긴 허리, 원만한 얼굴과 당당한 어깨, 신체의 굴곡에 따라 자연스럽게 처리된 옷 주름, 안정된 자태 등에서 초창기 작품임에도 현진의 뛰어난 조각 실력이 엿보인다. 17세기 불교조각의 새로운 경향을 선도한 시대적 변화도 읽을 수 있다.
이렇듯 자연스런 신체표현이 가능한 이유로 목조와 소조 기법을 조합해 만든 제작 방식에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목조불상을 만들 때는 나무를 쪼아 전체적 형체를 만든 후 더 입체적이거나 현실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부분적으로 진흙 등을 사용한 소조 기법을 응용한다. 백양사 불상 역시 주된 재질은 목조지만 진흙으로 보강한 사실이 과학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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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금동보살좌상 [사진=문화재청] 2020.04.29 89hklee@newspim.com |
이번에 같이 보물로 지정 예고된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조선 전기인 1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장사 내 부속 사찰인 관음선원에 봉안돼 있던 이 관음보살좌상 뒤에는 보물 제923호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아미타여래설법상'이 놓여 있어 가치와 화려함을 더한다.
15세기 불상이 지극히 드문 현실을 고려하면, 남장사 관음보살좌상은 이 시기 불교조각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작품이다. 아울러 관련 기록을 통해 1819년 인근 천주산 상련암에서 남장사 관음선원으로 이전돼 오늘에 이르기까지 경위와 개금과 중수 등 보수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불상의 역사성 또한 인정된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등 2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할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