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고설이 불거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 온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이 오히려 미국의 대북정책을 다시금 혼란에 빠뜨리고 대북 첩보활동에 제약을 걸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대북 외교를 맡았던 전직 미국 행정부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이 오히려 정보기관들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나 북한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첩보를 얻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6자회담 미국 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간 관계가 악화되면서 북한의 최고 우방인 중국과의 정보 공유 기회가 차단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는 김 위원장 유고설에 대해 출처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연애편지를 얼마나 많이 주고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북한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 북한에 대한 정보를 중국에 의존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관계를 망쳐 놓음으로써 북한 동향을 파악할 중국과의 비공식 루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아직 승계 계획을 세워놓지 않았겠지만, 김 위원장 유사 시 북한 체제가 붕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지도부 전환 과정에 어떻게 대처할 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이사회 한국문제그룹 부대표를 지낸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부처별로 정보를 엄격히 차단해 군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외무성이 세부내용을 알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첩보 세계에서 북한은 최고로 어려운 타깃"이라며 "소련 업무를 담당할 때도 있었지만, 북한에 비하면 소련은 펼쳐진 책과도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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