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희망 없는 도시,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이제훈)은 가족 같은 친구들 장호(안재홍), 기훈(최우식) 그리고 상수(박정민)와 새로운 인생을 위한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다. 하지만 미래를 향한 부푼 기대도 잠시, 정체불명의 추격자가 나타나 목숨을 노리며 이들을 뒤쫓는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사냥의 시간' 스틸 [사진=넷플릭스] 2020.04.24 jjy333jjy@newspim.com |
논란의 중심에 있던 영화 '사냥의 시간'이 지난 23일 우여곡절 끝에 공개됐다. '파수꾼'(2011) 윤성현 감독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는 근미래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을 만큼 경제는 어렵고 한화 가치는 폭락했다. 거리는 폐허가 됐고 마약과 총성, 시위가 난무한다.
절망뿐인 시대에서 윤 감독이 집중한 건 역시나 청춘이다. 착실하게 살아도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 영원히 밑바닥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달은 시대의 청춘들이 범죄를 계획하는 이유는 그저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다. '파수꾼'이 그랬듯 이 영화 속 청춘들 또한 불안, 두려움, 분노로 가득하다. 우정을 나누며 희망을 그려보지만 그때뿐이다. 윤 감독은 이 청춘들을 벼랑 끝에 세운 건 불확실한 시대, 그것을 만든 어른들이라고 말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추격전이 맹목적으로 변한다는 데 있다.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은 낯선 색채나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 적재적소에 배치된 사운드 등으로 긴장감은 유지되나 개연성이 점점 사라진다. 던져놓은 떡밥을 회수하기는커녕 최소한의 설명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내달린다. 더욱이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가 많은데 불필요한 설정은 끊임없이 추가되고 급기야 제삼자로 인해 상황까지 전복되면서 몰입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그럼에도 끝까지 영화에 시선을 뒀다면 그건 배우들의 공이다. 이미 숱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은 설계자, 행동대장, 반항아, 정보원이란 자신의 롤에 완벽하게 몰입, 미묘한 심리 변화까지 놓치지 않는다. 한을 소화한 박해수의 강렬한 인상도 오래 남는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