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따움 코로나 지원책..."팔 수 있는 재고 넘겨라"
중소형사 네이처리퍼블릭·클럽클리오와 대비 극명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화장품 최대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협력사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책으로 가맹점에 '재고 되사기'를 제시했다.
반면 더페이스샵과 네이처리퍼블릭, 클럽클리오 등 중소 경쟁사는 임대료의 절반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통 큰 지원'키로 하면서 지원규모를 두고 대조를 이루고 있다.
로드숍 가맹점 코로나19 지원 현황. 2020.04.14 hrgu90@newspim.com |
◆"잘 팔리는 제품만 반품하란 것"…아모레 생색내기 지원에 뿔난 점주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까지 편집숍 아리따움 가맹점에 대한 코로나19 지원을 모두 마쳤다. 아모레퍼시픽 지난달 '특별 환입' 정책을 실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별 환입이란 가맹점이 이전에 본사로부터 구입한 재고를 본사가 되사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특별 환입이 전혀 특별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총 규모 20억원, 매장당 평균 200만원 상당의 재고를 되사들였다.
다만 이 중 4분의 3에 해당하는 금액(약 150만원)은 '재판매 가능한 제품만 환입하겠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환입 가능한 품목도 약 200개 리스트를 지정해 가맹점에 배포했다. 4분의 1만 가맹점주가 원하는 제품으로 반품이 가능했다.
아리따움 가맹점주 A씨는 "본사 직원이 재판매 가능한 재고를 받아서 'AP몰'(아모레퍼시픽 공식몰)에서 팔겠다고 했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나 단종·폐종 제품을 받아줘야 재고 지원에 의미가 있지, 사실상 유명무실한 지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 B씨는 "본사가 지정해준 리스트에는 색조 위주 잘 팔리는 제품들만 들어있다"며 "아무리 코로나 시국이라도 어차피 잘 나가는 제품을 빼봤자 매장이 텅텅 비어 보기도 안 좋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점주님들의 현금 흐름이 막힌 것으로 파악하고, 긴급 현금유통을 위해 환입 규모를 기존 대비 10배 늘린 것"이라며 "환입 품목은 가맹점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했으며 추후 지원 협의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처리퍼블릭 등 경쟁사는 임대료 절반 지원..."대기업이 중소형사보다 못해"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대부분의 로드숍 본사는 가맹점에 직접 지원을 택했다.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임대료 절반에 상응하는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아리따움 점주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중소형사보다도 못하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근 140여개 가맹점에 3~4월 두 달 임대료 절반 가량을 현금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매장별로 임대료 수준이 상이해 최소 4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지원책이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다. 한 네이처리퍼블릭 가맹점주는 "지원 규모가 예상보다 매우 커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회사도 적자로 어려운 상태인 걸 아는데 고통 분담에 나서줘서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럽클리오를 운영하는 클리오도 86개 가맹점에 임대료 절반 수준의 현금과 매장에서 판매 가능한 제품을 함께 지원했다. 주요 상권에서 클리오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임대료가 400만원 수준인데 200만원을 현금으로 지원받았고, 제품도 상당한 규모로 지원받았다"며 "매출이 3분의 1로 줄어든 상태라 본사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또한 더페이스샵 가맹점에 3월 한 달 임대료의 절반을 현금 지원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아리따움 매장 상당수는 일 평균 100만원가량을 팔던 매장 매출이 3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또다른 로스숍 이니스프리의 경우 3월 정기세일을 했지만, 아리따움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유로 본사가 정기세일도 금지해 불만이 많은 상태다.
아리따움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세일 시기를 본사가 임의로 결정한 것과 온라인몰에 제품을 덤핑으로 판매하는 것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